거래소, '직권 취소제도' 도입...유령주식 사태 재발방지
거래소, '직권 취소제도' 도입...유령주식 사태 재발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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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단독요건으로 성장잠재력 따져 상장 가능케
중요정보공시 및 조회공시 답변 시 정지 시간 10/15분으로 단축
(사진=박조아 기자)
이은태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이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유가증권시장 2019년 주요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삼성증권 유령주식 매도처럼 착오 거래에 대해 직권으로 거래를 취소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거래소는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유가증권시장 2019년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이은태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주문매체의 변화와 고빈도매매(HFT)의 증가 등으로 인해 매매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과거에 비해 즉각적이고 대규모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직권 취소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제도가 새로 도입되면 거래소는 대량의 착오매매에 대해 직권으로 취소가 가능하게 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 프랑스 유로넥스트(Euronext), 일본거래소그룹(JPX) 등 주요 선진거래소의 경우 이미 거래취소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라성채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 주식시장부장은 증권취소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중이라며, 빠르면 1분기 늦어도 2분기까지 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법적 타당성 여부를 검토하고 정부·업계·투자자와 의견 교환 등 충분한 공론화 절차를 거쳐 올해 말 추진할 예정이다.

해당 제도가 도입되면 지난해 삼성증권 사태와 같은 오류 거래에 대해 한국거래소 측에서 취소가 가능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 계좌로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잘못 입고했다. 이에 잘못 입고된 자사주 총 28억1000만주 중 501만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돼 삼성증권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거래소는 또 정보채널의 발달로 정보전달 속도가 빨라진 환경을 고려해 정보확산을 위해 부여하고 있는 정지시간을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2005년 1시간이었던 정지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한 이후 14년만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중요정보공시 및 조회공시 답변 시 30분간 정지했던 시간이 10분 또는 15분으로 단축된다. 관리종목 지정, 실질심사 사유 등이 발생한 경우 1일에서 사유해소 시까지 장기간 정지에서 사유별로 정지 또는 폐지 후 매매방식 변경 등의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시가총액의 단독요건을 도입해 다양한 형태의 기업이 향후 성장잠재력 만으로 상장이 가능하도록 상장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연구개발 및 대규모 시설투자 등으로 이익실현까지 시간이 필요한 기업에 대해 시장평가 및 성장가능성만으로도 상장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증시침체기에 충족하기 곤란한 주식분산 요건을 완화해 기업의 상장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지배구조 개편 대기업, 공모리츠 등 IPO 추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군을 대상으로 사전 상장컨설팅 등 상장유치 마케팅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 및 경제실정에 부합하지 않는 퇴출기준을 상향해 퇴출기준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등 시장폐지제도를 개선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사업보고서 미제출 및 자본잠식 등 이의신청이 불가한 퇴출사유에 이의신청 기회를 부여해 자구가능기업에 개선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글로벌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도록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당 ETF를 편입해 상장하는 '재간접 ETF'도 도입할 예정이다. 한 ETF에 여러 해외 ETF 편입이 가능해지고, ESG(환경(Environment), 사회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관련 공시도 확대된다. 올해부터 코스피 상장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해야 하는데 2021년부턴 이를 전 상장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은태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올해 사업계획 달성을 통해 금융소비자 중심의 증시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글로벌 경쟁우위의 선진 증시 인프라를 구축해 우량상품 중심의 글로벌 증권시장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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