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콜센터 통화료 떠안는 소비자…금융당국 전수조사
보험사 콜센터 통화료 떠안는 소비자…금융당국 전수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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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8·1577' 유료 전화 대부분…080 무료전화 있어도 '안내 미흡'
효성ITX 콜센터의 직원이 대화만 듣고도 고객의 빅데이터를 분석해주는 고객관리 솔루션인 익스트림VOC를 활용해 고객과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효성ITX)
한 콜센터 모습.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효성ITX)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 콜센터 운영 실태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섰다. 대개 1577이나 1588로 시작하는 콜센터 번호는 유료 전화인데, 이를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통화료 덤터기를 쓴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법적 근거를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정책과는 지난달 전체 보험사 대상으로 보험회사 대표전화 유·무료 이용 관련 사항 자료를 제출 받았다.

금융위가 요구한 자료는 △소비자 대상 무료전화번호(080 번호) 보유 여부 △소비자 대상 무료전화번호를 운영하고 있다면, 자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무료번호(080)를 게시하는 지 여부 △자사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무료번호(080)를 게시하고 있다면, 1577-0000 등과 같은 유료번호와 동등하게 게시하고 있는지 여부 등이다.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콜센터를 대부분 유료 전화로 운영된다. 1577 이나 1588 로 시작하는 보험사 콜센터 번호가 대부분이다. 080으로 시작하는 무료전화가 있는 보험사가 있는데도 적극 홍보하지 않는 실정이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경우 삼성화재만 무료전화를 운영, 홈페이지에 공지했으며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 등은 무료전화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생명보험사는 삼성, 교보생명이 무료전화를 제공하고 있다. 한화생명도 운영하고 있지만 무료전화는 메인 홈페이지가 아닌 곳에 따로 배치해 고객이 찾기 어렵다.

삼성화재가 홈페이지 하단에 콜센터 무료와 유료 전화를 함께 안내하고 있다. 이와 달리 유료전화만 안내하는 보험사도 상당 수 다. (사진=삼성화재 홈페이지 캡처)
삼성화재가 홈페이지 하단에 콜센터 무료와 유료 전화를 함께 안내하고 있다. 이와 달리 유료전화만 안내하는 보험사도 상당 수 다. (사진=삼성화재 홈페이지 캡처)

이들 유료전화는 시내지역 요금 3분당 39~45원, 시외지역(서울 경기권 외 지역) 통화는 261~281원 가량으로 크게 비싸다. 휴대전화로 걸 경우 시외통화 요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안내멘트와 통화대기시간도 모두 소비자가 통화료를 부담하는 구조인데, 상담원을 연결하려면 메뉴에 따라 5~8단계를 거치면 4~5분여의 시간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나서서 무료전화 이용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거다. 이 때문에 몇년째 해묵은 과제로 지적돼 왔지만 매번 제자리걸음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사를 포함한 금융사에 무료전화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권고 차원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현황 조사 후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이며 추후 조치는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는 소비자 입장에서 무료전화를 운영하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금융사만 강제할 경우에는 불합리 하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등 금융사들 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통업계, 통신업계도 같은 문제를 지적받았다"며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는 개선에 공감하지만 금융사만 강제한다면 형평성에 어긋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금융회사 대부분 이러한 사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무료번호가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아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라며 "당장 소비자의 대표번호 이용을 무료화 할 수 없다면 회사가 운영하는 무료 상담번호를 고객이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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