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반도체 가격 및 유가 하락으로 반도체·석유화학 품목 수출액이 급감하면서 1월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도 커졌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20일 수출은 257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4.6%(43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 지난해 대규모 해양생산설비 수출에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라는 것이 관세청의 분석이다.
조업일수(14.5%)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은 17억7000만달러로 1년 전(15.5일·19억4000만달러)보다 8.7% 감소했다.
1∼20일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1월 한 달 수출도 지난달에 이어 두 달째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1월 한 달 수출이 감소로 확정되면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1월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42억8000만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28.8%(17억3000만달러) 급감했다. 조업일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일평균 수출액이 8.7% 줄었다고 관세청은 분석했다. 지난 1~10일보다도 수출 감소 폭이 9억4000만달러 늘어났다.
석유제품(18억2000만달러)도 같은 기간 수출이 24% 줄었다. 선박(10억5000만달러)은 지난해 대규모 해양생산설비 등 선박 수출에 의한 기저효과 영향으로 40.5%(7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반면 승용차(17억6000만달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4억달러) 증가했다. 무선통신기기(11억1000만달러)와 자동차 부품(11억1000만달러)은 같은 기간 각각 8.1%, 0.2%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16.9%), EU(유럽연합·4.0%), 싱가포르(2.7%) 등은 늘었지만 중국(-22.5%), 베트남(-15.1%), 일본(-9.0%) 등은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도 9.5%(28억6000만달러) 줄어든 273억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62.5%) 등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월 수입 품목을 보면 원유(35억3000만달러)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고 △반도체(24억2000만달러, -6.9%) △가스(15억4000만달러, -2.9%) △반도체 제조용 장비(5억1000만달러, -62.5%) 등의 수입도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4억3000만달러) 수입은 8.9% 늘었다.
중국(3.6%)이나 호주(15.1%), 베트남(9.2%) 등에서 전년 동기 대비 수입을 더 많이 했지만, 중동(-21.3%), 미국(-5.6%), EU(-18.9%), 일본(-17.8%) 등으로부터의 수입은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1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둔화 조짐이 수치로 나타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는 이날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성윤모 장관과 김영주 무역협회장, 관계부처 차관급,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와 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지원기관, 업종별 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정기적인 수출점검회의를 열고 있지만, 장관이 주재하고 관계부처 차관급까지 참여하는 수출전략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