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떨어지고 부담금 오르고…강남 재건축 단지 '딜레마'
가격 떨어지고 부담금 오르고…강남 재건축 단지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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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인상·재건축 부담금 공포 '확산'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연초에도 얼어붙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는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단지는 공시가격 인상을 앞두고 셈법이 복잡해졌고, 이미 추진 중인 단지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부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로 인해 재건축 단지들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한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지난해 12월 기준 135조5796억원으로 두 달 전(138조9307억원)보다 3조원 넘게 빠졌다. 같은 기간 3조5356억원 줄어든 서울 지역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에서 강남3구의 재건축 아파트가 하락분의 95%를 차지한 셈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시가총액이 급감한 것은 9·13 대책 이후 팔겠다는 사람은 늘었는데 사겠다는 사람은 줄었기 때문이다. 짙은 관망세에 수요가 끊이질 않았던 대표 재건축 단지도 지난해 연초 실거래가에 비해 쪼그라든 가격에 매물이 나와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전용면적 76㎡는 작년 최고거래가보다 6억원 가까이 값이 내렸다. 지난해 9월 20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14억6000만원 매물도 눈에 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전용 76㎡ 역시 작년 9월 19억1000만원에서 지난달 17억4000만원으로 실거래가가 1억7000만원가량 낮아졌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공포와 예견된 공시가격 급등은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 작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강남구 대치동 '대치쌍용2차'는 7개월째 시공사와 정식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사업 속도를 늦추며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이다. 바로 맞은편에 자리한 '대치쌍용1차'도 초과이익환수금액이 정해지기 전까지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

초과이익 환수금은 사업종료시점 주택가액에서 개시시점(추진위원회 설립)의 주택가액, 정상주택 가격 상승분, 개발비용을 뺀 초과이익 가운데 정부가 환수해 가는 금액이다. 조합원 1인당 평균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내야한다. 작년 국토교통부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재건축 부담금이 조합원당 평균 4억4000만원, 최고 8억4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여기에 오는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마저 인상된다면 부담금은 정부의 예상액보다 더욱 오를 수 있어, 재건축 단지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송파구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정부가 개인 재산을 침해한다며 불만이 많다"며 "공시가격 인상까지 예고된 이후엔 급할 것 없으니 재건축을 천천히 추진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예외는 있다. 추진위원회를 아직 설립하지 않은 초기 재건축 단지는 공시가격 인상을 유리하게 보는 눈치다. 공시가격이 오른 후 재건축 사업을 진행해 부담금을 줄이자는 복안이다.

실제 지난 2017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개포주공 5~7단지'는 지난 4일에서야 강남구청에 추진위원회 설립을 신청했다.  2017년 12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받은 송파구 가락동 상아아파트 역시 올해 추진위를 설립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가격이 오른 후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면 개발부담금이 적어지게 된다는 점을 노려 사업을 지연시키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며 "다만 사업 일정을 무리하게 늦출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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