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제인과의 대화, 최대 수혜자는 '대통령'과 '이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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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외투를 벗고 와이셔츠바람으로 진행한 '2019 경제인과의 대화'는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에 충분했다. 침체된 경기가 언제쯤 풀릴 것인지 고대하는 국민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생방송으로 중계되지는 않았지만 많은 국민들이 이번 대화에서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을 것은 자명하다. 기업들은 각종 규제로 경영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고 대통령은 풀 수 있는 규제를 풀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이번 경제인과의 대화는 대통령으로 시작해 대통령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바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주연 못지않은 조연으로 도드라졌다. 

행사는 역대 최대 인원으로 구성됐다. 덕담을 주고받고 식사하면서 "잘 해봅시다"로 끝났던 이전 행사와는 사뭇 달랐다. 주제와 형식에도 제한을 두지 않은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기업인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었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태원 SK 회장이 대통령을 향해 "2년 전에도 얘기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대통령은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했다. 기업인들의 하소연에 대통령은 대통령대로, 각 부처 장관들은 장관들대로 지적 사항에 대해 성의껏 답변했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대통령은 '통 큰' 모습을 보이면서도 당면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대해 기업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도 최선을 다했다. 기업인들의 볼멘 목소리에 대해 답을 내놨으니 기업인들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경제살리기를 향한 강한 의지가 여과없이 드러나면서 문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미팅의 주인공으로 부각됐다. 권위의 상징으로서가 아닌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리더의 이미지와 함께. 이번 행사가 다음 주에 나올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진다.

이재용 부회장도 대통령 못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부회장의 경제계 위상 때문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인 자리에서 보여줬던 소극적인 이미지를 불식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하반기에 반도체 수출 실적이 부진한 것에 대해 송구함을 표시하면서 자신들의 '자만'에 대해 반성부터 했다. 그러면서도 내년에 같은 자리가 마련된다면 당당하게 성과를 얘기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일자리 3년간 4만 명'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대통령이 강조했던 일자리 창출에 대해 화답했다. 더욱이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젊은이들의 고민에 대해 새롭게 생각했다는 말에서는 일반인들과 다르지 않다는 소탈함도 엿보였다.

공식 행사 이후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면서도 이 부회장은 대통령에게 자신들의 공장이나 연구소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반도체 경기를 걱정하는 대통령에게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며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수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꺾이면서 올해는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분명 대통령에게 큰 위안이 됐을 것 같다.

이번 행사는 이전에 치러졌던 유사행사와는 여로모로 분명 달랐다. 특히 청와대가 이튿날 곧바로 관련 TF팀을 가동함으로써 후속조치에도 소홀하지 않겠다는 의지와 믿음을 보여줌으로써 더 큰 기대를 갖게한다. 이번 대화를 통해 오고간 내용이 정책으로, 기업 경영으로 성과를 내 근심이 깊어진 국민들 얼굴에 웃음이 조금이나마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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