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대통령의 연초 행보
[홍승희 칼럼] 대통령의 연초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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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연초 행보는 경제 쪽에 집중된 모습을 보인다. 2일, 올해의 신년회는 재계 총수들과 함께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졌고 15일에는 청와대에서 대기업`중견기업 초청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17일에는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했다.

여기 더해 조만간 자영업자 소상공인과의 만남, 노동계와의 만남도 추진되고 있어서 당분간 문 대통령의 경제 집중 행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문제는 앞으로 북미정상회담 재개로 이어지며 궤도을 타고 순항할 것으로 보이고 복지 등 사회 인프라는 어느 정도 구축된 상황인만큼 남은 부분은 정치와 경제인데 정치는 힘을 쏟는 데 비해 기대치는 매우 낮을 것으로 보여 더욱 더 경제 쪽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제전망이 썩 밝지 못한 상황이어서 대통령의 경제정책 집중은 충분히 환영받을 만하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이 보인 경제 행보 중에서도 특히 울산 행사장에서는 인사말을 통해 수소경제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소경제가 태동하기 시작한 지금 세계 시장의 선점이 중요하다” 이 분야가 우리의 전통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과 연계해 시장 선도가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연초의 잇단 행보를 언론은 혁신성장 행보라고 표현하고 있다. 대통령도 언급했듯 한국경제는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꿔야 하는 게 맞고 그를 통해 경제 체질을 바꿔나가야 하는 것도 맞다.

그 해법의 하나로 수소경제가 제시된 셈이다. 이는 에너지시스템의 전환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수소경제는 미세먼지 발생량을 줄이는 친환경적 정책으로서도 현정부의 정책적 목표와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수소경제에 힘을 싣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기업 지원도 약속했다. 핵심기술의 국산화`상용화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수소차에 대한 보조금 확대, 도심 충전소 설치 등 수요확대에도 정부가 나서겠다고 대통령은 언급했다.

신산업 개발에 정부가 마중물이 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또한 불필요한 규제개혁에 대한 약속으로도 이어졌다. 이미 청와대 간담회 다음날인 16일 ‘행정명령 규제 필요성 입증 책임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규제필요성 입증 책임제의 도입은 획기적인 정책변화가 될 것이다.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를 기업이 설명해야 하는 현재의 방식 대신 규제가 왜 유지돼야 하는지를 공무원이 입증해야 하고 입증에 실패한 규제는 폐지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각종 규제를 통해 공무원들에게 채워졌던 완장을 풀어놓도록 하기 때문이다.

실상 그동안 역대 정부의 각종 규제개혁 정책들이 쏟아져 나온 양에 비해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이유도 공무원들의 기득권 유지 욕구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의 기술력은 세계 10위권에 들지만 산업 동력화에 애로를 겪는 이유는 70위권에 머무는 정치와 행정의 문제에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을 만큼 많은 공무원들이 그들의 일을 대국민 서비스가 아닌 그들의 권력유지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는 불만도 많다.

이런 공무원 사회에 보다 책임감을 갖고 일하도록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복지부동’ ‘철밥통’ 등으로 비난받아온 공무원 세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조직문화 탓에 소신을 갖고 일하려던 젊은 공무원들을 좌절시키고 타성에 젖어들도록 강제하는 분위기가 분명 있었으니까.

공무원들의 책임감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정부가 야당들을 설득해내며 개선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새로 사업에 뛰어들고 싶은 젊은이들은 관청 여기저기를 몇 달씩 뛰어다녀야 하고 종종 핑퐁 볼처럼 이쪽저쪽으로 떠넘겨지는 꼴을 당하느라 진이 다 빠지는 경험을 더는 하지 않게 해야 한다. 원스톱 서비스체제를 갖춰서 행정적인 일처리에 미리 진빠지는 일을 예방하는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대통령 주변에 지나치게 원칙에만 매몰된 이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산업현장을 좀 더 밀착해서 배울 기회를 주라는 것이다. 원칙을 지키는 일에는 ‘어떻게’도 중요하지만 ‘왜’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종종 잊기 쉬우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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