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서예진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4개 주요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경제활력 되찾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경제계가 지적하는 내용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경제단체장들은 정부의 규제 개혁 의지 등 정책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에 대해선 업종 및 지역별 탄력적인 적용을 건의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부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를 통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과 만나 △혁신성장 △노동현안 △기업투자 등 주요 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홍 부총리 취임 이후 경제단체장들과의 첫 공식 간담회다.
홍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올해 경제 여건이 굉장히 녹록지 않고 어려운 측면이 많다"면서 "정부는 연초부터 경제심리를 회복하고 활력을 되찾는 작업을 최우선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이 쉽게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수출 활력을 되찾는 데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이고 정부는 서포트(보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 부담된다고 생각하는 정부 정책과 관련해 지적하는 내용에 대해선 다시 한번 경제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홍 부총리는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서비스업은 활성화 원년으로 삼겠다"며 "신산업과 창업은 규제 없는 세상에서 마음껏 사업하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규제 개혁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주력 업종 활성화 대책을 2월 말, 적어도 1분기까지 마련하고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며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기업과의 접촉 면적을 더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의 기업 소통과 규제 개혁 의지에 대해 경제단체장들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파격적인 규제개혁과 빅데이터 등 신산업 육성에 우리가 더 속도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발표된 여러 정책들을 통해 규제 개혁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팀플레이를 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다만 이들은 새해 세계 경기 둔화와 거시경제 전망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최저임금 업종별 적용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스타트업 육성책 △법인 상속세 손질 등을 거론했다.
김영주 무협 회장은 "세계경기가 둔화되는 추세고 중국 경제 둔화도 강하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총력으로 수출 지원체제를 갖춰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디어와 기술이 좋은 우리 스타트업에 대해 창업에 집중했지만 사업화와 마케팅을 통해 수출하는 데는 소홀했다"며 "체계적으로 지원하면 새로운 수출 기업을 달성하는 동력이 돼 일자리도 늘리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지난해 평창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수출 규모가 사상 최초로 6000억달러를 달성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에 이르렀지만,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실물 경제에서의 어려움이 크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근로 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상법, 공정거래법 등 기업 부담을 가중하는 법들의 개정까지 추진되면서 경제 심리가 위축되고 '기업하려는 의지'가 더욱 저하돼 어려운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철강과 같은 전통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그간 성장을 이끌어 오던 반도체마저 전망이 어두워졌다"며 "탄력적 근로시간제 이외에도 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 쳬계 정부 초안에 대해선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일정 부분 의미 있는 대안"이라면서도 "업종별·지역별 구분도 종합적으로 개편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사회적 합의 통해 끝내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면서 "소상공인들에게 이미 최저임금은 한계노동가격으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업종별 구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공익위원들의 중립성 문제가 또 문제가 될 것"이라며 "그 문제를 정부가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또 그는 "기업 사기(진작) 차원에서 상속자의 개인재산 상속과 상법상 법인의 주식 증여와 관련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경제 주체인 법인을 상속하는 것도 쉽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