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뺏긴 대한항공·아시아나, '장거리 노선'에 올인
국내 뺏긴 대한항공·아시아나, '장거리 노선'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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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은 이미 LCC가 절반 이상 잠식
국제선 확대 통해 빼앗긴 수익 회복 기대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왼쪽)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사진=각 사)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왼쪽)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해가 바뀔수록 몸집이 커지는 저비용항공사(LCC)에 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미 LCC가 국내선 수요를 절반 넘게 차지하고, 국제선에서도 수요가 높은 단거리 노선 대부분을 점령하며 FSC의 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FSC는 장거리 노선에 집중해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등 특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주관하는 에어포털의 '2018년 항공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LCC는 2014년 처음으로 국내선 여객 분담률 50%를 넘어섰고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3분기에는 58.5%를 기록했다. 반면 FSC는 2008년까지 평균 88%의 분담률을 달성했으나 LCC들이 본격 출범한 2010년을 기준으로 계속 하락세를 그렸고 같은 기간 41.5%를 기록했다.

FSC는 지난해 3분기 국내선 공급석을 전년 동기 대비 6.1%(27만9369석)를 줄였으나 여객은 334만1381명으로 10.5%(39만4041명) 감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자사의 경우 꽤 오래 전부터 국내선 적자가 누적돼왔다"며 "KTX 등 편리한 교통은 물론 짧은 간격대로 더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내놓는 LCC들이 국내선을 점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FSC 입장에선 손님 1명이 타더라도 기종에 맞춰 승무원과 서비스 등을 모두 투입해야 하는데 대형기종 대비 계속 낮춰야만 하는 항공권 가격, 이착륙 시간과 비용, 4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 등을 비교해볼 때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실제로 제주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방 노선들은 비수기와 성수기를 떠나 특히 평일 낮 시간은 좌석이 텅 비어 대구공항의 경우 주력노선을 아예 없애고 울산공항도 일부노선 감편, 김해공항도 비슷한 처지"라며 "특히 자사의 경우 최초 국적항공사라는 타이틀이 있기에 단독노선 등 수요가 없어도 정치권에서 띄우라고 푸시를 받는 상황이라 변수를 감안하고 운항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예약 상황에 맞춰 크고 작은 기종을 유동적으로 투입해 운영 중이긴 하나 노선 증편이나 중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에서도 LCC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에서 최소 1시간에서 최대 5시간가량 소요되는 일본‧중국‧동남아시아 지역은 여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황금노선이다. 특히 중국 관광객을 잡기 위한 항공사 간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LCC는 지난해 3분기에 공급석을 19% 확대했음에도 중국 단체여행 일부 허용 등으로 2017년 동기 대비 25.2%(89만1075명)이 늘었다. 동남아 여객 실적도 10.0%(73만1319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FSC의 국제여객 운송량도 858만명으로 2.7%(22만1741명) 소폭 늘었으나 LCC의 국제여객 운송량은 632만명으로 16.6%(89만8845명) 뛰었다. LCC는 2016년 점유율 20.2%에서 2017년 27.3%, 지난해 28.9%로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반해 FSC는 2016년 43.9%에서 42.2%, 지난해 39.3%로 줄어들었다. 이외 외항사가 31.8% 비중을 차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LCC가 점령하고 있는 단거리 노선을 개발하기보다 장거리 노선 확대를 위해 신기종 투입, 경영방식 개선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신시장 개척 등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을 통해 경쟁력 확보는 물론 신기재 도입과 안전운항체제 강화, 경영방식 개선을 통해 글로벌 항공사로서 재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5월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본격 시행한 대한항공은 오는 4월 보스턴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미주 내 29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공동운항을 확대하고 공동판매 및 마케팅 활동 전개, 마일리지 적립 혜택 확대 등을 통해 승부를 볼 예정이다.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미국항공제조업체 보잉(Boeing)사의 B737-MAX8기종 6대와 B777-300ER 2대 등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대도 도입한다.

오는 2022년까지 장거리 노선 비중을 59.4%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재무구조 개선을 지속 추진하면서 장거리 노선 확대에 주력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취항 노선은 내부적으로 현재 검토 중이며, 올해 전략을 통해 장거리 전문 항공사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에어버스사의 A350기종 4대와 A321neo 2대를 신규 도입할 계획이다. 또 세계 항공사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와의 협력도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환승객 수요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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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배 2019-09-25 15:29:01
참말로,,, 좋은 기사네요ㅎ 기자님이,, 고생이 많습니다,,행복하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