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 눌리고 불에 타 폐기한 화폐, 지난해 4조원 넘어
습기 눌리고 불에 타 폐기한 화폐, 지난해 4조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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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처리 규모 4조2613억원…만원권 최다
새 화폐 발행 비용만 639억원
롯데월드타워(555m) 높이의 113배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 경기도 부천에 사는 권금융씨는 공장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훼손된 현금 4370만원을 지난해 한국은행에서 교환했다. 전라남도 광주의 김재테크씨는 전기합선 화재로 플라스틱 저금통이 녹아 붙어버린 돈 89만원을 새 지폐로 바꿨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 한은이 폐기 처리한 손상화폐 규모가 4조2613억원에 달했다. 장 수로만 6억2700만장, 이 손상화폐를 모두 새 화폐로 바꾸는 데 639억원이 들었다. 폐기된 은행권 중에는 만원권이 절반 수준을 넘겨 가장 많았다. 

16일 한은이 발표한 '2018년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중 한은이 폐기한 손상화폐는 4조2613억원, 6억2700만장에 달했다. 전년(6억200만장)과 비교해 2500억장(4.1%) 증가한 규모다. 폐기된 손상화폐를 새 화폐로 대체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639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가장 많이 폐기 처리된 지폐(은행권)는 만원권(3억3000만장, 폐기은행권의 55.4%)이다. 이어 1000원권 2억2000만장(36.7%), 5000원권 3000만장(5.8%), 5만원권 1000만장(2.0%) 순이었다. 지난해 폐기된 지폐를 모두 쌓으면 총 62.5Km로, 롯데월드타워(555m) 높이의 113배, 백두산(2750m) 높이의 23배,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8848m) 높이의 7배에 달한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중 일반 국민들이 한은에서 교환한 손상화폐는 5만원권이 18억6000만원(은행권 교환액의 81.2%)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만원권 3억9000만원(16.8%), 1000원권 2800만원(1.2%), 5000원권 1800만원(0.8%) 순을 기록했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주요 손상사유로는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방법에 의한 경우가 12억7000만원(2377건)으로 전체 교환액의 절반 이상(55.0%)을 차지했다. 불에 탄 경우가 7억8000만원(1103건, 34.1%), 세탁 또는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에 의한 경우가 2억5000만원(1732건, 10.9%)으로 그 뒤를 이었다. 

손상된 화폐가 무조건 액면가대로 교환될 수 없어 개인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은은 당부했다. 실제 일반 국민이 한은에 교환을 의회한 손상은행권의 액면금액은 24억2000만원이지만, 실제로 교환 받은 금액은 1억2000만원 모자른 23억원(전체 액면금액의 95.1%)이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은행권의 일부 또는 전부가 훼손돼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원래 크기와 비교해서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4분의 3 미만∼5분의 2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절반을 새 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김광명 한은 발권국 발권기획팀장은 "특히 불에 탄 은행권은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 있는 면적으로 인정한다"며 "불에 탄 상태 그대로 원래의 모습이 최대한 유지될 수 있도록 재를 털어 내거나 쓸어내지 말고 상자나 용기에 담아 운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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