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박스권' 갇힌 換市…美 셧다운·英 브렉시트 방향성 탐색
[주간환율전망] '박스권' 갇힌 換市…美 셧다운·英 브렉시트 방향성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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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예상 범위 최하단 1110원·최상단 1135원…3주째 동일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14~18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불확실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의회 표결에 주목하며 1120원대 레벨 회복을 시도할 전망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예상 레인지를 1110~1135원으로 제시했다. 3주 연속 동일한 것으로, 박스권 장세가 이번주에도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중국 위안화의 강세와 유연해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스탠스 확인, 외국인 주식 매수 등 하락 우호적 환경에 전 주말 대비 9.1원 하락한 1116.4원에 마감했다. 

지난주 환율을 크게 억누른 재료는 미 연준의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목소리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도 추가 인상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으로 이어짐에 따라 추가적인 인상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노동부는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인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미 CPI가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다만 전년 같은 달보다는 1.9% 상승했다. 전년 동기대비 CPI 상승률이 2%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7년 8월 이후 약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만 지난해 11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2.2% 상승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견조한 미국 경제가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데 더 많은 여유를 제공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크지 않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조정할 여지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달러화의 약세 압력이 더 확대시킬 수 있는 재료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이번주 환율 레인지는 최하단 1110원, 최상단 1135원으로 3주째 동일하다. 원·달러 환율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박스권에 갇힌 모양새다. 구체적으로 △DGB대구은행 1110~1130원 △삼성선물 1110~1130원 △우리은행 1110~11130원 △NH투자증권 1115~1135원 등을 제시했다. 

주목해야할 글로벌 이벤트는 미국의 셧다운 리스크 해소 여부와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등이다. 역외 달러 매수와 수입업체 결제 물량 공방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각 이슈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다. 

①미국 셧다운 리스크 = 미국 연방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의 대립으로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아 셧다운 상태에 들어갔다. 빌 클린턴 행정부가 1995년 12월부터 1996년 1월까지 기록한 최장기록인 21일을 넘어 23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셧다운이 오는 3월1일까지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셧다운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들면 미국 경제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부정적인 영향을 반영해 위축될 공산이 크다. 달러 강세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오는 16일 미 12월 소매판매·연준 베이지북, 17일 신규주택착공 및 허가건수, 18일 1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등이 발표를 대기하고 있지만 셧다운이 지속되면 일부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될 전망이다. 

②브렉시트 합의안 표결 = 오는 15일 영국 하원은 EU와 영국이 협상을 통해 마련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시장 컨센서스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부결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부결시 3일 내로 합의안을 대체할 플랜B를 제시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후 달러 향방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의회의 협상안 부결 시 정치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유로화 약세→달러화 강세 압력을 예상할 수 있다. 다만 그간 브렉시트 이슈가 재차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영국 주가와 파운드 환율의 완만한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합의안 부결이 영국이 협상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의 즉각적인 현실화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보여준다. 

③달러 매수·매도 공방 = 지난주 달러화 대비 위안화 상승폭이 1.7%에 달하는 등 위안화가 절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급준비율 인하에 따른 시중 유동성도 안정적인 만큼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힘입어 위안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여겨지는 원화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역내 수급이 1115원대에서는 정유업체, 공기업 등 달러를 매수해야할 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역내 수급이 압도적인 결제 우위에 있다는 얘기다. 지지선을 이탈하지 않는다면 이번주 수급은 결제를 비롯한 저가매수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다만 외부 환경자체는 달러 하락재료가 많아 역외 투자자, 헤지펀드에서 1120원대에서 달러 매물벽에 상단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때문에 1110~1130원 레인지에서 그때 그때 단기 대응을 추천한다.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연말 리스크 오프로 증시 포지션을 줄이고 재정거래로 옮겨갔던 자금이 다시 포지션을 변경 중인 영향이 크다. 이번주 산적한 대외 불확실성 재료로 인해 외국인 증시 순매수는 지난주에 비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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