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감추고 번복하고…연초부터 쏟아지는 불성실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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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기업, 8거래일간 12곳 …코스닥 대다수
투심 위축·상폐 우려까지…"공시 전문 인력 확충·교육 정례화 필요"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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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새해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공시 번복이나 불이행을 자행,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경우 주가가 급락하거나 상장폐지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도 지지부진한 증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상장사가 기본 의무인 공시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다면 시장 성장은커녕 퇴보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8거래일간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거나 지정 예고된 기업은 12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곳)과 비교해 50%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12곳 가운데 씨아이테크를 제외한 11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사다.  

불성실공시 법인은 주로 공시를 신고기한까지 이행하지 않은 '공시불이행'과 이미 공시한 내용을 전면 취소하거나 부인하는 '공시번복', 기존 공시내용을 일정 비율 이상 변경하는 '공시변경' 등의 사유로 지정된다. 이러한 경우, 벌점이 부과되는데 1년 누계 5점 이상이 되면 매매거래가 하루 정지된다. 15점을 넘을 경우 상장폐지 제재까지 받을 수 있다.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될 위기에만 처해도 해당 기업의 주가는 뚜렷하게 하락한다. 실제, 가상화 전문 개발업체 퓨전데이타는 지난해 11월28일 최대주주가 변경됐지만, 이를 이달 8일에 뒤늦게 알려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 예고됐다. 이튿날 퓨전데이타의 주가는 장중 968원을 터치, 신저가이자 동전주(株)에 몰린 끝에 15% 급락했다.

지난 8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된 정밀부품 전문업체 KJ프리텍도 지난달 1일 대출원리금 연체 사실이 발생했지만, 한 달 뒤인 이달 4일에야 뒤늦게 공시했다. 이후 KJ프리텍의 주가는 사흘 연속 하락 흐름을 지속, 15% 이상 빠진 상태다. 주가 하락 요인을 뒤늦게 알렸다는 점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이슈가 발생한 기업은 신뢰성 하락으로 이어져,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실적 악화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부진한 기업들에게서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지정 사유를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개월간 지속하는 증시 불황 속 불량 공시를 자행하는 기업이 늘면서 시장 성장판이 닫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본시장 전문가는 "기업이 주가에 악재가 될 만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감추는 것은 수많은 투자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며 "마땅히 투명한 공시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 기업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투자 심리 위축을 넘어 시장 발전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기업이 공시와 관련한 인식이나 인력, 여건이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불성실공시 발생 요인으로 지적된다. 코스닥 상장사 한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는 공시 관련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공시 교육도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등 투명한 공시가 이뤄지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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