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3조 쌍두마차' 가능할까
은행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3조 쌍두마차'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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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그룹 지난해 실적 11조원 넘겨 '역대급'
대출둔화·NIM 하락세…올 1분기 순익 감소 전망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KB·신한·하나금융그룹과 우리은행 등 4대 은행그룹이 지난해 1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새해에도 리딩 금융그룹 경쟁을 이어갈 KB금융과 신한금융이 '3조원 쌍두마차' 시대를 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금융지주 두 곳이 동시에 순익 3조원을 넘기는 일은 이제까지 우리 금융사에 없었다. 

지난해 실적은 선방했지만 문제는 올해다. 갈수록 심화되는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대출규제 강화 기조 등으로 올 1분기 실적 둔화세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등 4대 은행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총 11조245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개사 순이익(9조7787억원) 대비 15.0%(1조4669억원) 증가한 수치다. 

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한 이자수익을 필두로 3분기까지 누적 순익(9조3077억원)이 2017년 연간(9조7787억원) 규모에 근접한 데 따라, 희망퇴직 비용과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통상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하는 4분기(10~12월)를 지나서도 작년 실적은 역대 최대치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 순익은 각각 3조4791억원, 3조2588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에 비해 KB금융은 5.0%, 신한금융은 11.68% 각각 증가한 수치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이 2조8688억원, 2조6434억원으로 견조했던 만큼, 금융권은 두 금융그룹 모두 연간 순익 3조원을 달성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지난해 4분기 순익만 보면 KB금융이 5754억원, 신한금융이 530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그룹 두 곳이 동시에 순익 3조원을 넘기는 경우는 처음이다. 지난 2017년 KB지주 창립 이후 최초로 3조원대 당기 순익을 시현한 KB금융은 2년 연속 3조 클럽에 가입한 첫 번째 금융회사가 된다. 

반면 올해는 은행권 실적 둔화가 본격화 될 조짐이다. 높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가계빚을 억누르려는 정부 정책에 따른 대출둔화 등 영향으로 실적이 뚝 떨어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당장 올 1분기 실적부터 내리막길이 예상된다.

KB금융은 올 1분기 전년 대비 0.8% 감소한 95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6.07% 감소한 6304억원, 우리은행은 5.17% 내린 5592억원을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신한금융은 3.49% 오른 8875억원이 예측된다.

민간 경제연구소인 한국금융연구원은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도입, 내년 가계대출자산 증가율이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여기에 내년도 경제성장률 둔화와 기업부실 가능성 등이 겹친 대손비용 확대도 지속적인 성장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이미 지난해 3분기 대부분 은행에서 하락하거나 정체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은행 평균 NIM은 1.96%로 전분기 대비 1bp(1bp=0.01%p) 하락할 전망이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11월 한국은행의 25bp 금리인상이 NIM 방어를 가능하게 했지만 올해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내림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매우 안정적이었던 은행 비용 측면도 내년도엔 바뀐 환경이 예상된다"면서 "최근 일년 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코드에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7600명을 새로 뽑았다. 환입이 많아 대손율이 극도로 안정적이었지만 앞으로는 대손율도 더 올라올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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