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선점' 한투證, 순익 초대형IB 선두 '질주'
'발행어음 선점' 한투證, 순익 초대형IB 선두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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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이익 5224억…경쟁사도 전방위적 변화로 추격 의지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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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지난해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절벽으로 국내 증권사의 실적이 뒷걸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가운데 5000억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시현한 한국투자증권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간 경쟁에서 선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초대형IB들은 IB를 위시한 사업 다각화에 집중에 수익성 개선을 이루는 한편, 조직개편과 희망퇴직 등 전방위적 변화를 꾀하며 선두를 추격한다는 의지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총 1089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152억원)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지만,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1000억원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720억원으로 예상됐고, NH투자증권(702억원), 삼성증권(5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비상장사인 KB증권의 추정치는 제외됐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의 별도 기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총 5224억원에 달해, 2016년에 이어 업계 선두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마다 한국투자증권과 엎치락 뒤치락 했던 미래에셋대우는 4541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3788억원, 3434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선전은 초대형IB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단기금융업) 시장을 선점한 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초대형IB로 지정됨과 동시에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자기자본의 200% 이내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고객에게는 안정적 고수익 단기 자금 운용수단으로, 기업에는 다양한 기업금융을 제공하는 자금이 된다. 해당 증권사는 이를 통해 새로운 수익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약 3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7월 발행어음 후발 주자로 나선 NH투자증권도 6개월간 1조8000억원의 자금을 조달, 수익성 개선에 일조했다. 'IB 전문가' 정영채 사장 취임 이후 관련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던 NH투자증권은 올해 전 사업부문 강화에 나선다. 

저마다의 결격 사유로 발행어음을 인가 받지 못한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도 강점인 IB를 비롯,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수익성을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전체 8조2000억원의 자기자본과 약 3조원의 해외법인 자기자본을 토대로 강화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투자 엔진을 폭넓게 가동한다. 이를 통해 IB 상품의 경쟁력이 자산관리(WM) 채널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를 구축해 글로벌 IB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재인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불거진 횡령 사건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지 않을 경우 인가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통합 3년차를 맞아 그간 축적된 역량을 중심으로 성장의 속도를 높이고 더욱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시장지배력과 수익성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4월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를 일으킨 삼성증권은 내부를 추스르고 공격 경영에 나선다. 올해 리테일고객 예탁 자산을 200조원까지 증가시키고, 해외주식 예탁자산 역시 현 2조7000억원에서 내년 4조원대로 늘려 자산관리(WM) 분야 전통 강자로서의 면모를 굳힌다. 여기에 IB 부분의 수익 확대에도 주력해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증시 부침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 저마다의 전략이 어떻게 주효하냐에 따라 실적 변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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