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올해 38만가구 분양…작년실적 '반토막' 목표달성 '미지수'
건설사, 올해 38만가구 분양…작년실적 '반토막' 목표달성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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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경.(서울파이낸스DB)
서울시 전경.(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해 주택 공급실적에서 낙제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예년보다 많은 분양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정부규제와 부동산경기가 꺾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쏟아지고 있어 수립한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7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전국 365개 사업장에서 총 38만6741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는 5년 평균 분양실적(31만5602가구)보다 7만가구(23%)가 많은 수치로 지난해 분양실적(22만2729가구)과 비교해도 73% 많다.

이렇게 분양계획 물량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분양하지 못하고 이월된 물량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10대 건설사들은 작년 △삼성물산 1만1447가구 △대림산업 2만313가구 △GS건설 2만9896가구 등 약 1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분양된 물량은 60%를 간신히 넘긴 약 10만여가구에 불과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난해 정부의 수요억제책들이 쏟아져 투자수요를 차단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시행사 간 분양가 산정을 두고 줄다리기 협상 끝에 결렬돼 차일피일 미뤄지는 등의 문제들이 있었다"며 "지방시장의 경우 지역기반경기가 악화되고 공급물량이 쌓여 집값하락 및 분양가하락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돼 건설사들의 공격적인 분양이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올해 38만가구의 계획물량이 실제 분양까지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9.13 부동산대책 등 수요를 억제하는 정부의 정책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올해 입주되는 공급물량이 많은 점 등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공급계획이 3기 신도시와 함께 분위기를 탈 수도 있지만 지방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미분양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HUG의 분양보증도 쉽지 않을 뿐더러 후분양제, 분양원가 공개 등 건설업체들이 눈치보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도 "작년에 넣지 못했던 공급물량이 올해 이월됐지만 그 물량의 비중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라면서 "올해도 작년과 제도적 환경이나 시장 환경이 달라지는 것이 없고 경제상황 또한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아 공급계획보다 줄어들 확률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제대로 공급하기 위해선 조사 및 분석을 통해 계획을 만드는 것은 물론 구체적인 수요자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소량 다품종의 맞춤형 공급을 말했지만 수요자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부터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인구구조 및 가구구조의 변화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그 지역 상황에 맞는 가격을 적절히 고려해 분양계획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요자들이 실제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 어느정도인지 고려하지 않는다면, 분양시장은 어떤 좋은 입지와 가격에도 일부 현금부자와 투자자만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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