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 발표
정부, 7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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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설정-결정위원회로 2원화…속도조절 일환
노동계 반발, 양대 노총 9일 공동 대응안 논의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정부가 7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공개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이번 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발표하고 이달 중 정부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과 직결돼 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정책 속도 조절의 일환으로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6일 고용노동부(고용부)에 따르면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7일 오후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방안은 해마다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를 둬 결정구조를 이원화한다는 게 핵심.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정하면 노·사 양측과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구간 안에서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결정위원회'에 주요 노·사단체뿐 아니라 청년, 여성, 비정규직,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표도 포함할 방침인데, 이 장관이 공개할 초안에는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 위원 수, 추천 방식, 결정 기준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된다.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에 '구간설정위원회'를 설치해 전문가들이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먼저 정하게 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논란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사 양측의 이해관계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전문가들이 최저임금 결정에 개입하도록 해 최저임금 결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종 경제지표를 반영해 최저임금 인상 구간을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가 설치된다고 해서 최저임금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구간설정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도 노·사 양측의 추천을 받아 구성할 수밖에 없고 이들이 노·사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게 되면 대립 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최저임금위원회'도 노·사 위원의 대립 구도 속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이 제시한 최저임금을 채택하는 식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동부는 노·사가 추천한 위원의 일부를 상호 배제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한편, 국회 등의 추천을 받은 위원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누가 추천되더라도 과거 이력과 성향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구간설정위원회 구성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대로 최저임금 결정구조가 개편될 경우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노동계의 입장이 반영될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4일 입장문에서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을 위한 게 최저임금인데 정작 당사자인 저임금 노동자는 배제하고 누가 최저임금 상·하한선을 결정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오는 9일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워크숍을 열어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방안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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