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魚'들의 증시 재출사표…IPO 시장 재도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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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액 최대 10조 전망…"증시 불확실 속 섣부른 낙관 자제" 신중론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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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조아 기자] 지난해 크게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본격 반등할 준비를 하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 속 회계이슈 등 불확실성에 상장을 연기했던 '대어급' 기업들의 잇단 출사표가 예정돼 있어서다. 이에 공모 규모가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주식시장이 지난해와 별반 다를 것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에서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79개 기업이 공모를 통해 증시에 입성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17곳 증가한 수준이자, 최근 5년 새 최대 물량이다. 하지만 공모액은 무려 63%(4조9270억원) 급감한 2조8198억원에 그쳐, 되레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조 단위 '대어'(大魚)급 기업이 자취를 감춘 까닭이다. 1조원대 기업은커녕,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입성한 9개 기업의 공모 규모를 합해도 9166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4조4484억원) 대비 20% 수준이다. '최대어'인 애경산업의 규모가 1978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대어 기근'에 시달렸다. 연초 증시를 보였던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자 투자심리가 냉랭해졌고, 대형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 의지를 접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장을 미뤘던 '대어급'들이 가세하면서 올해 IPO 시장이 활력을 띨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증권가에선 IPO 공모액이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삼성생명(4조9000억원)과 대한생명(현 한화생명·1조8000억원)이 상장했던 지난 2010년(10조907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우선 현대오일뱅크의 상반기 내 등판이 유력하다. 예상 기업가치 10조원, 공모금액 2조원에 달하는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증시 입성을 노렸지만, 회계 이슈에 상장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예정대로 증시 입성을 이루면 올해 IPO 최대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홈플러스리츠와 바디프랜드, 이랜드리테일, 현대오토에버, 교보생명, 카카오게임즈 등 조단위 기업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여기에 정보기술(IPO), 바이오·제약 등 시장에서 꾸준히 선전하는 업종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들의 상장도 잇따르며 시장이 양적·질적 성장을 이룰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공모를 철회했던 기업들의 상장 재추진 여부에 따라 올해 IPO 시장 규모는 최대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IPO 시장이 뚜렷한 반등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일각에선 섣부른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시 부진 속 불확실성이 곳곳에 상존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 초에도 한 해 공모 규모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지만, 회계감리 이슈 등이 불거지며 결국 3조원을 밑돈 바 있다.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암초에 당초 전망이 무색해지면서 시장이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하향과 미국 긴축에 대한 부담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만큼 현재로선 IPO가 흥행하긴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시장이 좋을 때 IPO를 하면 기업이나 주주에게 좋은 영향이 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상장한다면 시장의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상황에 따라 올해도 IPO를 지연시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도 "올해 들어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IPO가 적극적으로 시도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현재 주가가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만큼, 이런 부분이 공모가에 상당부분 영향을 줄 것이고, 지난해보다 보수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IPO가 마냥 연기될 수는 없지만,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인 만큼 전망을 낙관하기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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