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돼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 만들어야"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기해년 새해를 맞아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수장들이 2일 한 목소리를 냈다. 변화와 도전 없이는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생존'이 달린 만큼 실패에 연연하지 말라며 임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전환(Transformation)을 이뤄내자"고 했다. 이를 위해 출발점으로 돌아가 현재 전략을 철저히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고객의 필요와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창출해야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서 "신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 모든 경영과정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며 "급변하는 환경에서는 실패하더라도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먼저 직접 경험해보는 것 자체가 큰 경쟁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비슷한 내용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새로운 시도의 실패보다 시도하지 않아 사업기회를 실기하는 것이 성장을 더욱 저해한다"며 "환경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난관에도 도전하고, 또 도전하면 반드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자세로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유통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도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됐다. 정 회장은 "사업의 본질을 재해석하고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의 프로세스에서 비효율을 제거해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역시 아마존을 언급하며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의 핵심가치 중 '고객'의 정의에 '우리의 존재 이유와 의사결정 기준 역시 고객'이라 명시돼 있다"면서 "사업을 시작한 첫 날의 마음으로 돌아가 다 같이 열심히 뛰어보자"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 모델도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향휴 유통시장에 중간은 없어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의 두 형태만 남게 될 것"이라며 "고객에게 환영 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중간'은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시장 선점을 위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이미 실행에 나섰다. 이마트는 매월 첫째·셋째 주에 농·수·축산 식품에서 1개씩 선정해 초저가에 판매하는 '국민가격'을 3일 내놓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고, 대규모 물량을 사전 계약하는 형태로 가격을 줄인 국민가격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