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유통 결산] 신세계 정용진·유경 남매 '진격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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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삐에로쑈핑 6개월 만에 6개 점포 개설…백화점, 시코르·면세점·까사미아 사업 확대
지난 4월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매장 모습. (사진=김태희 기자)
지난 4월 대전 서구 둔산동에 위치한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매장 모습. (사진=김태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롯데그룹이 총수 부재로 주춤한 사이 신세계그룹은 다사다망한 한해를 보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시코르와 면세점 등 국내에서 사업영역을 넓혔고, 정용진 부회장은 미국과 필리핀 등 해외로 뻗어나갈 발판을 마련하며 기세를 펼쳤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은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를 무서운 속도로 확장시켰다. 2016년 12월 대구신세계백화점에 1호점을 낸 뒤 지난해 5개, 올해만 14개 점포를 오픈했다. 위치도 서울, 경기, 충청, 대전, 대구, 부산 등 다양하다.

특히 올해는 로드숍과 아웃렛에 진출하며 소비자 접점을 늘렸다. 시코르의 로드숍 진출은 소비자들도 환영했다. 백화점과 면세점에만 볼 수 있었던 랑콤, 에스티로더, 맥, 바비브라운, 베네피트, 슈에무라, 어반디케이, 나스 등 고급 브랜드들을 부담 없이 거리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연령대도 10대부터 40대까지 넓어졌다.

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7월 가구업체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최근 규모가 커지고 있는 '홈퍼니싱(Home+Furnishing)' 시장을 공략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인수금액은 1837억원이며 오는 2028년까지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재 운영 중인 72개 매장도 향후 5년 안에 16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가구를 비롯한 주방용품, 인테리어 소품 등을 모두 취급하기 때문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숍 '자주'와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지금까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에 치중돼 있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B2B(기업 간 거래) 모델을 도입하며 매출 확대를 꾀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7월 강남점을 오픈했다. 2016년 5월 명동점을 연 뒤 2년 만이다. 특히 지금까지 서울에서 시내면세점을 2개 이상 운영한 사업자는 롯데가 유일했었기에 의미가 크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사업권도 따냈다. 기존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동편(화장품·패션·잡화)과 탑승동(전품목)을 신세계면세점이 인수하면서 업계 순위변동이 예고됐다. 실제로 신셰계면세점은 지난해 12%였던 시장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지난해 매출 1조1647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7057억800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8.38%나 신장했다. 자체적으로 집계한 올해 예상 매출액은 3조원에 달한다.

삐에로쑈핑 1호점의 일본 인기상품 판매 공간. (사진=김태희 기자)
삐에로쑈핑 1호점의 일본 인기상품 판매 공간. (사진=김태희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시코르 확장에 힘썼다면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만물 잡화점 '삐에로쑈핑'을 내놓았다. 지난 6월 서울 코엑스몰에 1호점을 선보인데 이어 동대문 두산타워, 논현동, 가산디지털단지 W몰, 명동, 경기 이마트 의왕점 등 6개월 만에 6개 매장을 열었다.

고객 반응도 좋은 편이다. 1호점인 코엑스몰의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8000명에 달하며 2호점 두산타워 역시 6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점포가 관광지에 위치한 만큼 중국어, 영어, 일본어가 가능한 인력도 충원하고 있다.

삐에로쑈핑은 세상에 없던 유통 업태를 만들겠다던 정 부회장의 두 번째 야심작이다. 'B급 감성'으로 20~30대 젊은 소비자를 겨냥했다. 만물상에서 착안해 총 4만여 상품을 취급하지만 진열대는 성인 1명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로 촘촘히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한국인 들이 일본에서 많이 사오는 물품,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많이 구입하는 물품, 성인용품 등 독특한 주제로 상품을 소개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추구하는 슬로건도 '재미있고 미친 가격'이다.

또 정 부회장은 올해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청사진을 내보였다. 먼저 이마트는 내년 하반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PK마켓' 1호점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PK마켓(가칭)은 식료품 판매와 식당이 결합된 그로서란트(Grocerant) 형태로 조성된다. 위치는 LA 다운타운 지역 사우스올리브스트리트 712번지이며 지난 8월 임대차 계약을 마쳤다.

미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한 포석도 마련했다. 이마트는 12월 '굿푸드 홀딩스(Good Food Holdings)'를 2억7500만달러(약 3075억원)에 인수했다. 굿푸드 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와 '레이지 에이커스(Lazy Acres)',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 등 3개 유통브랜드를 보유한 지주사다. 현재 LA와 시애틀 등 미국 서부지역에 총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LA부터 시작해 미국 서부지역을 우선 공략하고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특히 미국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아시안 식품에 초점을 맞춰 한국, 중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까지 아우르는 종합 푸드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해외 현지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국에서 20~40년 동안 매장을 운영해온 유통기업을 인수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은 물론 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 노브랜드와 화장품 전문점 센텐스는 필리핀으로 진출한다. 이마트는 지난 11월 필리핀 유통업계 2위 그룹 '로빈슨스 리테일'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2020년까지 필리핀 내 주요 쇼핑몰과 백화점 등에 노브랜드와 센텐스 각 25개 점포(총 50개)를 열 계획이다. 로빈슨스 리테일이 매장을 개발하고 운영하며 이마트는 상품 수출 대금과 로열티를 지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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