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금융 전망] 증시 '먹구름'에 증권사 사업다각화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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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경기 하강 등 대외 악재에 취약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사 양극화 전망에 IB·IPO·WM 등 집중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조아 기자] 증권가에서 내년 증시에 대한 보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은 저마다 사업 다각화 전략을 펼치며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증권사 특성 상 주식거래 수수료 의존(브로커리지)외 투자금융(IB), 기업공개(IPO), 자산관리(WM) 등에서 얼마나 수익을 낼 지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자본을 이용해 수익을 내는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간극이 더 벌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코스피 밴드를 1900~2550선으로 제시하고, 증시의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의 향배와 경기하강의 모습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코스피가 다시 조정을 받아 19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한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증시를 끌어내리던 불확실성이 완화돼 코스피가 상승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도 갖는다.

최근 주요 글로벌 선행지표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를 억눌렀던 미·중 무역분쟁, 미국증시의 변동성, 유로존 불확실성 등 요인들의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해소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기존 악재의 완화 정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올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 주요 원인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내년 3월 1일까지 중단된 상태다. 미국 대표단은 무역협상을 위해 내년 1월 7일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에 상반기 중 무역분쟁 악재 해소 여부가 주목된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볼 수 있는 미·중 무역분쟁은 단기간 내 종식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어느 정도 봉합에는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동준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점을 찾는다면, 밸류에이션 되돌림에 의한 반등 랠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무역협의에서 얼마나 포괄적인 합의가 나올지에 따라 반등폭이 결정되겠지만 박스권 상단 부근까지의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경기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양국이 합의점을 도출한 이후에나 경기 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1분기는 불확실성 완화 여부를 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증권사 IB로 '증시 한파' 맞선다

내년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이 예상되면서 국내 증권사는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 수익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증권사들은 저마다 사업 다각화를 펼쳐 부진한 증시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선두인 한국투자증권은 균형잡힌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내년 비슷한 진용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5곳의 초대형IB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22.4%), IB(22.4%), 자산운용(21.6%), 자산관리(13.7%) 등 고른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경영진 인선도 내년 사업환경에 맞춰 IB 등을 강화하는 쪽으로 선제 대응해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3일 정일문 부사장(개인그룹고객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지난 1988년 한국투자증권 전신인 한신증권에 입사한 정 신임 사장은 28년간 IB부문만 담당한 대표적 'IB통'으로 불린다. 정 신임 사장의 관록으로 한국투자증권의 IB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박정림·김성현 각자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증권업계 첫 '여성 CEO'에 오른 박 신임 대표는 지난해부터 KB금융지주 WM 총괄 부사장, KB증권 WM부문 부사장 등 겸임하면서 그룹 WM부문의 선봉에 섰다. 박 대표를 통해 은행·증권 간 시너지를 꾀할 것이란 관측이다.   

KB증권이 김성현 IB총괄 부사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한 것도 급부상하고 있는 IB부문에 주력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KB투자증권에서 투자은행(IB) 총괄 부사장·전무, 기업금융본부 전무 등을 역임했다. KB증권이 채권자본시장(DMC) 부문에서 선두를 수성한 것도 김 사장의 진두지휘가 주효했다는 평이다. KB증권은 최근 금융당국에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 신청을 했다. 이번에 인가를 받으면 초대형IB 가운데 3번째로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지난 3월, 'IB 전문가' 정영채 사장 취임 이후 관련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던 NH투자증권은 내년엔 전 사업부문 강화에 나선다. 우선 기존 금융상품 및 국내외 주식영업 부문을 통합하는 홀세일(Wholesale)사업부를 신설했다. 김태원 DS투자자문 대표를 선임해 기관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자산관리(WM)부문의 생산성 강화를 위해 WM사업부 및 자산관리전략총괄의 운영체계를 고도화했다. WM사업부는 프리미어블루(Premier Blue)본부 및 WM법인영업본부를 만들어 각각 고액자산가(HNWI) 대상 서비스를 더욱 전문화하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저변을 확대한다. 아울러 운용기능과 기관영업기능을 통합, 전사의 주식·채권·대체투자관련 운용 및 파생부문을 모두 통합하는 운용사업부를 신설했다. 전사 차원 최적의 운용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김원규 NH투자증권 전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NH투자증권 대표 시절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기관영업, 트레이딩 등으로 다변화에 성공했고, 합병 후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어 알짜 중소형 증권사의 면모를 더욱 굳건히 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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