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인터넷은행 발표에 은행권은 '거리두기'
제3인터넷은행 발표에 은행권은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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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KEB하나은행 "관심있게 지켜보는 수준"
네이버 컨소시엄 합류가 은행권 최대 관심사
은행 수익성 악화도 시장 참여 주저 요인
인터넷전문은행 주요 현황 (자료=금융위원회)
인터넷전문은행 주요 현황 (자료=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금융당국이 세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방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은행권은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내년 5월 추가로 인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은 내년 1월17일부터 시행되는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라 ICT 기업이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어 금융당국이 바라던 IT 주도의 혁신이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진출을 확정한 인터파크, 키움증권과 함께 국내 포털 1위 기업인 네이버와 게임업계 빅3중 하나인 넥슨, 넷마블 등이 주요 사업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IT업계와 달리 은행권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주요 참여자로 거론되는 신한은행은 "아직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는 수준으로 일축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참여의사를 밝힌 적이 없으며 현재로서도 검토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는 데 있어 뼈대를 세우는 중요한 구성원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는 주주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시스템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때문에 업권에서는 은행권이 제3인터넷은행 출범에 대해 의도적으로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큰 요인은 함께 할 컨소시엄이다.

이번 인가에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네이버 컨소시엄이다. 70%에 이르는 압도적인 포털 점유율과 해외에서 더 유명한 메신저 라인, 국내 간편결제 시장 1위인 네이버페이 등을 활용해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이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천명했다가 네이버 컨소시엄에 합류하지 못하면 그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가 인가받지 못했을 때의 후폭풍도 걱정거리다. 지난 2015년 IBK기업은행은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도전했으나 낙방했고,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ICT 기업쪽 참가자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권이 먼저 나서기란 쉽지 않다"며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선례가 있는 만큼 컨소시엄이 구성되는 상황과 흥행여부를 따져 참가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본격화할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참여를 주저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총부채상환능력비율(DSR) 도입 등으로 가계부채를 연착륙시키려 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율도 국내총생산(GDP)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대출이 제한되면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수익인 이자수익이 줄어들고, 수익성도 악화된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예외는 아니라서 출범과 동시에 대출 영업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도 있지만 경기가 악화하는 만큼 부실률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게 된다.

기존 은행권과 영업방식이 다를 바 없고, 수익성마저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게다가 경영 주도권을 잡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굳이 지분 투자 등으로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게 은행권의 생각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지 않은 사업자(컨소시엄)라면 더더욱 주저하게 된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와 달리 제3인터넷전문은행은 시장을 선점하거나 금융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꾸긴 어렵다"며 "그럼에도 은행들이 참여할 때는 ICT기업과 관련한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위한 것인데 이 마저 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참여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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