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희토류와 중국 그리고 북한
[홍승희 칼럼] 희토류와 중국 그리고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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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얀마에서 발생한 다리 붕괴사고로 엉뚱하게도 중국의 희토류 전략이 화제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의 회토류 매장량을 자랑하는 중국이 자국 희토류 생산량을 35%나 줄이는 대신 미얀마에서 희토류 채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첨단산업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원료로 꼽히는 희토류는 그 때문에 4차산업혁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희토류란 반도체나 2차 전지 등에 들어가는 비철금속 광물을 뜻하는 것으로서 이름 그대로 희귀한 광물이다. 화학적으로 안정적이고 열을 잘 전달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삼파장 전구·LCD연마광택제 등을 만들 때에도 사용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희토류 매장량 최대 보유국은 중국이고 그 다음이 북한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때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중국과 밀착하면서 중국의 희토류 독점을 걱정한 바 있다. 희토류를 전략물자화할 경우 전세계가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현대의 산업구조 탓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 이번에 자국내 희토류는 감산하고 미얀마로부터는 대량의 희토류를 채굴해가고 있다는 소식은 결코 간단히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이미 중국은 희토류를 자원무기로 활용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 당시 희토류를 자원 무기로 삼았었다. 당시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원소 수출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을 때 당사국인 일본을 넘어 국제적으로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결국 일본은 사흘 만에 두손을 들었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0%, 거래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희토류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는 당연히 첨단기기를 생산하는 산업선진국들이다.

물론 최근 들어 휴대폰 등 첨단기기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중국 자체적으로도 희토류 수요는 크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세계 희토류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생산량 조절을 통해 무역상대국들을 위협하게 될 경우 세계자원시장이 크게 동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이제 막 시장이 확대될 단계에 이른 세계 전기차시장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전기차의 연료저장용 2차전지 생산에 희토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의 전기차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트럼프가 벌여놓은 무역전쟁의 여파가 앞으로 어디까지 번져갈지 국제사회 모두를 긴장하게 만드는 이유의 하나다. 어쩌면 전기차 부문에서는 유럽에 한발 뒤쳐진 미국이 이런 시장 상황을 계산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미국에 유리하기만 할 리는 없다.

희토류 매장량은 물론 한국 내에서도 충북 충주와 강원도 홍천에서 2천4백만톤 정도가 발견되기는 했다. 그러나 중국은 고사하고 북한의 예상 매장량 2억 톤에 비해서도 충분한 양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희토류의 채굴·가공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오염과 인체 악영향을 불러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에서 생산량이 많은 것은 선진국과 비교해 노동자 인권이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국내의 인건비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자원의 채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중국이 희토류의 무기화를 실행할 경우 국내 전자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광범위한 타격이 우려된다.

현재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에 연동됨으로써 우리의 기대만큼 빠르게 진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희토류의 자체 생산을 위해 조총련계 기업들을 통한 기술개발에 열을 올린다는 일본쪽 소식도 들린다. 물론 이 보도 자체도 어떤 정치적 함의가 있는지는 한단계 걸러 들어야겠지만 앞선 기술로 북한의 자원개발을 도울 역량을 갖추고 여건이 조성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로서는 썩 달갑기만 한 상황은 아니다.

국제관계의 틈새에서 남북한이 손잡고 상생할 수 있는 시간들을 계속 허비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미국이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면서 양국이 더 밀착하게 돕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도 염려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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