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신동빈 롯데 회장, 전화위복 계기 만드나
[CEO&뉴스] 신동빈 롯데 회장, 전화위복 계기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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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4월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뉴롯데(NEW LOTTE)'라고 쓰인 전구에 불을 켜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지난 2017년 4월3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뉴롯데(NEW LOTTE)'라고 쓰인 전구에 불을 켜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롯데그룹은 지난 4년간 혹독한 열병을 앓았다.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빈 원리더' 체제가 자리 잡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수면 위에 떠오른 일본기업 논란,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과 오너 일가의 경영비리 의혹, 중국의 사드 보복,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연루로 인한 신 회장의 구속 수감까지 바람 잘 날 없었다.

재계와 유통업계는 이제 다시 신동빈 회장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월 출소해 경영 정상화에 착수한 신 회장은 가장 먼저 50조원 투자계획부터 밝혔다. 이어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편입시키고 롯데그룹 물류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구 현대로지스틱스)와 롯데로지스틱스도 내년 3월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최고경영자 위치에 오르기까지 순탄치 않았던 신 회장은 2019년을 원리더 원년으로 만들 준비를 하는 듯 보인다. 향후 5년 50조원 투자계획 중 내년에만 12조원을 편성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온라인 유통사업 강화와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에 주로 쓰인다. 화학부문(BU)은 한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미국 등에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한다.

특히 중국 롯데마트 점포를 모두 매각하며 '탈중국'에 나선 유통부문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 등 중국을 제외한 동북아 시장까지 섭렵할 수 있는 방법 모색 중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출국해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을 방문하고 7일에는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주에서 열린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날 신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향한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인도네시아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 하겠다"며 "롯데와 인도네시아는 서로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롯데케미칼뿐만 아니라 롯데첨단소재도 인도네시아의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회사를 인수하거나 신규 공장을 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악재로 멈춰있던 있던 롯데그룹의 경영시계는 불이 켜지자마자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이 일본기업이라는 낙인을 찍었지만 결국 롯데지주 출범과 호텔롯데 상장 약속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복잡했던 출자구조도 대부분 정리된 상태다. 또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대결에서 연거푸 승리하면서 정당성을 확보했다. 중국 롯데마트와 선양롯데타운 프로젝트 등 사드 보복에 따른 피해가 크지만 동남아에서 만회할 수도 있다.

신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으며 롯데 총수로 올라섰다. 그는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를 선포했다. 그는 "롯데는 대한민국 성장의 역사와 함께했다. 롯데와 함께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다짐을 품고 당당하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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