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계란농가 '산란일자 표기' 반대, 왜?
뭣이 중헌디?…계란농가 '산란일자 표기' 반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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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오후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열린 '계란 산란일자 표기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 오후 청주시 오송읍 식품의약품안전처 앞에 '계란 산란일자 표기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최유희 기자] 정부가 내년 2월부터 계란 난각(껍데기)에 산란일자 표기 의무화가 뼈대인 '축산물의 표시 기준'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하자, 양계 농가들은 산란일자 표기보다 상온 유통을 금지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양계협회 등은 계란 산란일자를 표기할 경우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계란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산란 직후 냉장보관하면 10일이 지나도 품질 차이가 거의 없지만, 유통과정에서 수급 상황이 원활치 못한 경우 오히려 상온에서 2~3일 유통된 계란보다 냉장보관돼 10일 지난 계란이 더 신선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산란일자 표기는 소비자에게 유통상 문제는 도외시 한 채 최근 생산된 계란이 아니면 신선하지 않은 계란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산란일자 난각 표기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사례"라며 "산란일자를 난각에 표기했던 유럽에서는 소비자 혼란과 유통상 문제로 유통기한으로 다시 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일일이 계란마다 산란일자를 표기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산란일자를 표기하게 되면 표시 자릿수가 6자리에서 10자리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농민 대다수가 계란을 세로로 세운 상태에서 6자리를 잉크젯으로 인쇄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표시 자릿수가 10자리로 늘어나면 계란을 눕혀 가로로 인쇄하는 시스템으로 교체해야 하는데, 그에 따른 애로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약처는 상온유통과 냉장유통을 동시에 허용하는 이상한 계란 유통기준을 방치하면서, 산란일자 표시와 계란 선별포장업 허가를 내세워 불필요한 비용을 농가에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예정대로 2월 말부터 개정안을 시행할 방침이지만, 농가 반발을 고려해 행정처분 등 단속은 6개월간 보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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