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겪는 알뜰폰···가입자 유치 '안간힘'
한파 겪는 알뜰폰···가입자 유치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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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채널 확대·신규 요금제·단말기 등 자구책 마련
과기정통부 알뜰폰 전담반 구성···'임시방편' 지적도
사진=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사진=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최근 알뜰폰(MVNO)업계의 가입자 이탈이 증가하면서 위기가 지속되며 고사 위기에 빠졌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생존을 위해 유통채널을 넓히고 차별화된 요금제를 선보이며 가입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정부도 알뜰폰 요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의 번호이동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알뜰폰은 매달 이동통신 3사에게 가입자를 내주고 있다. 특히 지난달은 가입자가 3만968명이나 순감했다. 3만명 이상의 순감은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전체 가입자 증가폭도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알뜰폰 가입자의 증가폭은 4만370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6855명 대비 1만3147명 감소했다.

알뜰폰은 지난 2011년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목표로 도입된 이후, 지난해 말 가입자 750만 명, 점유율 12%를 기록하는 고속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기조와 함께 지난 6월 시작된 이통3사의 요금제 경쟁 영향에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로 이통3사가 지난 6월 선보인 요금제들은 25% 요금할인을 적용할 경우 월 2만4000원대에 1GB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사실상 정부가 입법을 시도한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GB 제공)와 거의 차이가 없다.

다가오는 5G 서비스 상용화도 알뜰폰 업계에는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내년 3월부터 이통3사가 5G 단말과 함께 서비스를 출시하면 알뜰폰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 대부분의 시각이다.

이에 알뜰폰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신규 요금제, 프로모션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며 가입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CJ헬로는 최근 만 65세 이상 이용자에게 50% 할인된 금액으로 평생 제공하는 '청춘 반값' 요금제 5종을 출시했다. 지난 3일부터는 롯데하이마트와 제휴를 통해 유통 채널도 확장했다.

또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유니크한 단말기의 단독 출시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모바일 게이머를 위한 '레이저폰2' △자녀의 학습을 돕는 'EBS열공폰' △중장년 겨냥 '청춘뮤직폰' △블랙베리 시리즈'·'바나나폰' 등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SK텔링크도 지난달 초 만 65세 이상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LTE 어르신 요금제' 3종을 출시하며 가입자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우체국 알뜰폰 업체인 큰사람은 기본료 0원에 30분의 음성통화 100M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신규 요금제를 선보였다. 

인스코비의 알뜰폰 브랜드 프리티는 미니스톱과 제휴를 통해 편의점 전용 요금제 3종을 내놨다. 또 인스코비·프리텔레콤은 모닝글로리와의 제휴를 통해 월 2200원의 초저가 요금제 등 요금제 15종을 선보였다.

정부도 알뜰폰 지원에 나서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11일 알뜰폰에 SK텔레콤의 저가 신규요금제를 도매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최근 출시한 'T플랜 스몰'(3만3000원, 데이터 1.2GB) 요금제가 도매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알뜰폰 요금이 낮아질 것이라고 과기정통부는 예상한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알뜰폰의 중장기 로드맵을 논의하는 전담반도 구성했다. 학계, 알뜰통신사업자, 이통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과기정통부 관계자 등 12명으로 구성된 전담반은 도매제공 등 제도 전반과 알뜰폰 자구책을 비롯한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의 신규 요금제는 당장의 생존을 위한 자구책에 불과하다"며 "요금인하 경쟁으로 알뜰폰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적인 도움이 더 필요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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