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인사 키워드 '해외통'…국내시장 위축 돌파구
건설사 인사 키워드 '해외통'…국내시장 위축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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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SK건설·한화건설, 임원인사 단행…해외사업 강화 추진
안재현 SK건설 사장과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사진=각 사)
안재현 SK건설 사장과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국내 대형건설사의 임원인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해외통'들이 핵심 요직을 꿰차고 있다. 잇단 규제책으로 국내 주택시장이 불안정해지자 해외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날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김영천·최영훈·허영우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상무 승진 명단에는 조인수·진영종 상무 등 9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임원 승진 명단에는 해외 현장 출신이 대거 포진돼 있다. 김영천 전무는 1963년생으로 건설 빌딩사업부·하이테크팀 하이테크를 담당하고 있다. 하이테크팀은 삼성전자가 발주하는 반도체공장 건설 등을 전담한다.

최영훈 전무는 1964년생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사업을 총괄했다. 이 사업은 지난 2013년 7월 삼성물산이 22억달러에 수주한 프로젝트다. 사업의 규모가 컸음에도 차질없이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무 승진자 9명 중에서는 5명이 해외 현장 출신이다. 조인수 상무는 최영훈 전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사업에 참여한 이력이 있으며, 임영선 상무와 진영종 상무도 각각 싱가포르 현장에서 근무했다. 강경주 상무는 말레이시아 빌딩사업 담당, 박해균 상무는 사우디아라비아법인장으로 각각 일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문성과 업무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미래 성장을 주도할 우수 인재를 중심으로 임원인사를 실시했다"며 "조직안정과 효율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임원인사를 단행한 SK그룹도 SK건설 신임 사장에 '해외통'인 안재현 글로벌비즈대표를 임명했다.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불리는 조기행 부회장은 8년여 만에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1966년생으로 올해 52세인 안 사장은 해외개발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써온 인물이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에서 MBA를 마쳤으며 1987년 대우를 거쳐 2002년 SK로 옮긴 뒤 SK 구조조정추진본부, SK D&D 대표, SK건설 글로벌마케팅부문장, SK건설 Industry Service부문장,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특히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 사업부문 대표에 오르면서 SK건설의 해외개발 사업 확대 등 임무를 맡아왔다. SK그룹은 안 사장에게 해외개발 사업 강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SK 관계자는 "안재현 사장은 다양한 관계사 사업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SK건설 해외개발 사업을 강화하고 우수한 시공 능력을 갖추는 중책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한화건설도 임원인사를 통해 최광호 대표 부사장을 사장으로 올렸다. 최광호 사장은 1977년 한화건설에 입사, 건축사업본부장 전무, BNCP 건설본부장, 해외부문장 등을 역임했고, 2014년 12월 부사장에 오른 뒤 이듬해 6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 2012년엔 총 사업비 11조 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본부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었으며, 지난해 11월 하이데르 알 이바디 이라크 총리를 예방해 '비스미야 신도시' 건설 지원을 요청, 지연됐던 공사대금 약 1억7000만달러를 수령하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추가 규제책 등 변수가 많아 적지 않은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통을 전진배치해 포트폴리오를 혁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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