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한 번 더 내놨다.
KDI는 10일 'KDI경제동향' 12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완만해지면서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KDI는 10월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추석 연휴의 이동 등 일시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전반적 산업생산의 증가세는 미약했다고 분석했다.
소비판매와 투자는 조업일수가 증가하면서 지표상으로는 증가폭이 확대되거나 감소 폭이 위축됐다.
하지만 일시적 요인을 고려하면 소매판매 증가세는 미약하고 소비자심리도 악화되고 있어 민간소비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도 추석 연휴 이동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었다.
10월 설비투자는 조업일수 증가에 따라 전월(-19.1%)의 감소에서 9.4% 증가로 전환했다. 다만 9~10월 평균으로는 기계류가 9.0% 줄고 운송장비가 1.3% 증가에 그쳐 전체 설비투자는 6.3% 감소했다.
10월 특수산업용 기계 수주액이 감소하고, 11월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액과 기계류 수입액도 줄어드는 등 설비투자 관련 선행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당분간 설비 투자의 감소세가 지속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KDI는 평가했다.
건설투자는 건설업체의 국내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을 집계한 건설기성이 감소했고, 건설수주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당분간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11월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지는 모습으로 진단됐다.
KDI는 지난 9월 총평에서 '개선추세'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경기가 빠르게 하락할 위험은 크지 않다고 언급했고, 10월에도 개선추세 문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 11월에는 전반적인 경기가 다소 둔화한 상황에 있다며 경기둔화를 공식화했다. 12월에도 경기둔화 진단을 두 달 연속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