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무료 제공' 무상증자↑…주가 상승 효과는 '글쎄'
'주식 무료 제공' 무상증자↑…주가 상승 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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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무상증자 기업 47곳 '20.5%↑'…"업황·펀더멘털 우선돼야"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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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주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무상증자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의 목적으로 단행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상증자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는 무관한 만큼, 절대적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무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기업은 코스피 7개사, 코스닥 40개사 등 총 4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9곳, 코스피 9곳·코스닥 30곳)과 비교해 20.5%(8곳) 증가한 수준이다. 

무상증자 비율은 50%부터 200%까지 다양했다. 기존에 1주를 보유한 주주에게 0.5주~2주까지 공짜로 나줘준 셈이다. 이달 4일 정보기술(IT) 업체 퓨전데이타가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2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체 링크제니시스는 지난 2월 6일 1주당 4.1주씩 배정하는 '통 큰' 무상증자를 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이익 잉여금으로 주식을 발행, 주주 지분에 비례에 주식을 배분하는 무상증자는 주로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행한다. 우선 거래량 증가로 인한 주가 상승이 가능해진다. 신주 발행 수만큼 총 발행 주식 수가 증가하기에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통 주식 수도 늘어난다. 거래가 미미했던 종목은 무상증자를 통해 거래 활성화 효과도 꾀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는 주주이익 환원정책으로 인식됨과 동시에, (무상증자에 쓰이는) 이익 잉여금이 충분해 기업 재무구조가 건실하다는 방증이 될 수 있어 투자자들로 하여금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상증자를 무조건적 호재로 여기고 투자하는 건 곤란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수급 개선과 투자심리 자극 등으로 주가에 우호적일 수는 있지만, 기업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무상증자를 결정한 퓨전데이터는 사흘간 주가가 23.5%가량 빠졌다. 2월6일 무상증자(1주당 4.1주 배정)를 공시한 링크제니시스는 같은 달 23일 권리락 발생 후 사흘 연속 상한가로 직행, 기준가(1만500원) 대비 2배 이상 급등한 2만30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6640원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회사는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5억6066만원으로 전년대비 28.4% 감소하는 등 실적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무상증자는 기본적으로 회사 잉여금이 자본금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회계처리 변경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면서 "재무 상태에 실질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기업 가치와는 원천적으로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느 기업이든 주가 상승을 위해선 우호적 업황과 견조한 펀더멘털이 뒷받침 돼야 한다"며 "이 같은 사실을 염두에 두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 자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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