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해외진출 준비하는 스타트업 위한 쓴소리
[전문가 기고] 해외진출 준비하는 스타트업 위한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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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현 (주)Pygmalion Global 대표
백세현 (주)Pygmalion Global 대표

글로벌진출, 해외진출 이런 표현들은 폼을 잡기 위해 혹은 멋져 보이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들이 아니다. 국내시장은 포화돼 해외로 나가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가능해 해외진출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준비 없이 요행을 바라며 해외진출이나 해외투자유치 등에 무턱대고 덤벼드는 수많은 기업을 위해 몇 마디 쓴소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령 현재 파트너들과 연결해 주려고 영어로 된 자료를 요청하면 한글이 너무 많이 섞인 것을 보내오거나 급한 경우 그냥 좀 알아서 해달라는 경우들이 있다. 영어로 된 자료를 보내와도 제대로 된 자료도 아닌 경우가 의외로 적지 않다.

한국보다 '잘 사는' 국가로 진출할 때는 다소 저자세인 것도 문제인데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겸손한 게 아니라 지나치게 저자세랄까.

하지만 반대로 한국보다 좀 '못 사는' 국가로 진출할 때는 자신감이 아니라 도대체 현지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않아 중간에서 소개할 때 당황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현지의 명망 높은 중견기업에 사전 논의도 없이 이메일로 업무협약(MOU)을 맺으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든가 혹은 현지 기업 대표와 만나기로 해놓고는 말단 직원을 보낸다. 이러면 현지 기업들은 매우 분개하게 되고 자신들을 무시했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공공지원기관의 해외 진출 프로그램들이 요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공공지원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게으르다고 하거나 무관심하고 지나치게 사무적으로 일하고 스타트업들이나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불만들도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다. 공공기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로 나가서 시장조사를 하거나 파트너사를 찾거나 투자사를 찾을 때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사업을 하는 이들의 자세이다. 본인의 사업인데 손가락 까닥 않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평가만 하고 비난을 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만날 바이어나 협력사를 찾는 공공지원기관 행사에서 현지조사 하나 않고 팔짱을 끼고 앉아서 비난만 하는 기업들도 본 적이 있다.

이들 회사들에 현지에서 직접 만나고 싶은 기업들을 좀 찾아보았는지를 물어보면 불같이 화를 내며 '지금 나보고 직접 그런 걸 하라고 시키는 거냐'고 항의할 정도다. 이렇게 성의 없는 회사가 해외진출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물론 아닐 것이다.

해외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해외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사실 멀리 볼 것 없이 동남아 시장만 보아도 그렇다. 동남아의 수많은 현지 기업들은 한국의 스타트업들이나 중소기업들이 가진 기술이나 제품들을 자국에서 함께 팔고 싶어 한다.

파트너십을 갖고 싶어 하고 심지어 투자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이 국내시장이나 국내 고객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과 해외고객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더욱더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어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부터 채운 후 철저한 조사를 통해 현지 파트너들만 잘 찾아도 함께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실제로 올해 한 스타트업은 인도네시아에 공기청정기 판매를 통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보통의 공기청정기들은 성능은 좋더라도 크기가 한국 스타트업이 만드는 청정기보다는 크다 보니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런데 한국 스타트업은 크기를 대폭 줄이면서도 기능은 더욱 향상해 예쁜 디자인으로 이미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를 잘 만난 것도 있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내공을 이미 다져놓았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해외사업에 필요한 준비를 잘 했을 때만 가능한 것이고 의외로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다. 쉽고 만만해서가 아니라 현지에서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자신의 제품과 솔루션에 맞는 곳을 조사하여 잘 골라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보면 맞다. 부디 이를 참고하여 더 많은 해외시장에 도전장을 던져봤으면 좋겠다. 결국, 사업은 당신이 하는 것이지 지원기관들이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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