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카드 수수료 인하' 이해득실
[데스크 칼럼] '카드 수수료 인하' 이해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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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전격 이뤄졌다. 대형가맹점도 포함했으며 연 매출 5억원 이상 수수료 우대구간이 신설된 것은 처음이라 한다. MB 정부에서도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11번이나 있었지만 이번 조치는 대부분의 가맹점에 적용되는 것이어서 카드사가 느끼는 충격은 커 보인다. 수수료율 인하는 제로섬 게임과 같아 가맹점에는 이득이지만 카드사에게는 부담이다.

이번 카드수수료율 인하에는 카드사-가맹점 외에도 소비자-정부 등 각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수수료율 인하 조치에 대한 각 이해당사자의 반응과 관련한 가상 시나리오는 이렇다.

카드사: “이 정도일 줄이야.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 경영환경이 어려운데 설상가상이다. 하필 경영계획을 확정 지어야 하는 시기에… 비용절감을 위해 구조조정 등 모든 것을 강구해야 한다.”

가맹점: “우리의 승리다. 대통령님 고맙습니다. 이제야 우리 말이 통하는 구나. 불합리적 수수료 체계에 대한 혁신이다. 진작에 이랬어야 해.”

소비자: “소비자를 볼모로 삼고 혜택을 줄인다고.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정책으로 하겠다던 정부는 소비자가 안중에도 없는 건가.”

또 다른 소비자: “그 동안 카드사가 거둔 수익이 얼마인데. 이젠 대기업인 카드사가 풀 때도 됐다.”

금융 당국: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 불만이 부담스러웠는데 이걸로 보전해 주니 내부 성과로 치장해도 되겠지.”

물론 가상이다. 하지만 카드 수수료율 인하에 대해 이해당사자 별로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 통상 당국은 이 경우 으레 신중한 모드를 취하지만, 이번 수수료율 인하는 폭은 물론 적용 구간을 대폭 늘린 것이어서 이례적이다.

내년 1월말 시행을 앞두고 국세청에서 가맹점 수혜 규모 등을 시뮬레이션하고 여신금융협회가 관련 데이터 등을 검토해 금융당국과 논의해 최종적으로 전산 반영하는 등의 일정이 남아 있다.

이번 대책으로 연 매출 5억∼10억원의 20만개 가맹점과 연 매출 10억∼30억원의 4만 6000여개의 가맹점이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아, 편의점은 평균적으로 약 180만원, 음식점은 평균 310만원, 골목상권은 340만원 정도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수혜를 입는 가맹점 폭이 대형점까지 확대되나 보니 작은 규모의 자영업자 만을 위한 조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과 자영업자의 반발을 불식하기 위한 정무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 방법은 단호하고 심플했다. 카드사들이 내는 수익을 가맹점에 되돌리는 정책이다. 기존에도 수수료율 인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때는 4%대였는데 이번에 1%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카드사들은 당연히 어려운 지경에 경영난에 처할 것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대놓고 대들지는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인다는 소식에 발끈한다. 아차 했던 금융당국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 혜택 등을 쉽게 줄이지 못할 것이라고 해명한다. 하지만 발표 때 소비자 혜택이 과해 반대급부로 부가서비스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게 화근이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불요불급한 일회성 비용부터 특히 법인 관련 서비스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에 카드사는 수익은 주는 상황에서 비용을 어떻게 절감해야 할 지 골몰하고 있다. 약관상 3년간 부가서비스를 마음대로 줄일 수도 없기 때문에 신규 고객에 대한 부가서비스 축소와 연회비 인상, 그리고 내부 구조조정 등 다양한 슬림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수익 하락시 어떤 식으로든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게 기업 생리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경로가 향후 어떤 파급 양상을 갖느냐는 것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수수료 인하→카드사 경영 어려움→경영효율화 및 부가서비스 축소→구조조정 및 소비자 혜택 감소→일자리 축소와 내수 위축 등의 여파다. 카드사 노조는 인력감축의 구조조정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1만1000여명 카드사 직원과 이미 영업위축으로 2년 새 40%가 감소한 1만5000여명의 모집인의 추가 축소도 예상된다.

당국은 반대로 수수료 인하→가맹점(자영업) 활력→소득주도 성장에 따른 경기활성화를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는 여러 관련 주체들이 함께 움직이는 생태계이므로 한쪽만 보고 정책개입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는다. 정부개입에 따른 실패사례가 적지 않다 보니 차라리 정부는 가만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카드수수료율 인하는 과거에도 있었고 자영업자를 위한 문재인 정부의 공약 사항으로 이미 예상된 바였다. 이에 카드사들이 선제적으로 자구책 등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당국의 이번 조치가 과도한 개입 아니냐는 비판도 있어 관치금융의 또 다른 그림자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이런 식이라면 정부가 ‘강제적으로’ 은행의 이자 수익을 취약계층 등에게 돌려주고,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가맹점을 위한 마케팅홍보비를 깎는 것도 당연시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과 우려다.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긴 어렵지만 최소한 정책결정에 따른 사후 결과에 대해 시나리오 예측 정도는 있어야 한다. 이번 수수료 인하 조치가 소비자 관련, 향후 파급 영향 등에 대한 검토가 미흡했던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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