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증권사 CEO, 떠나는 자·남는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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好실적 견인 CEO '청신호'·KB證 투톱체제 유지 '글쎄'…IB 출신 '두각'
▲ (왼쪽 위 시계반대방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내정자.
▲ (왼쪽 위 시계반대방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내정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들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시 불안에도 호실적을 이끈 CEO들은 연임이 낙관적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증권업계 새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투자은행(IB)에서 관록을 쌓은 인물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달 23일 신임 대표이사에 정일문 부사장을 내정했다. 2007년 이래 12연임을 목전에 뒀던 유상호 사장은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에 따라 '최장수 CEO' 타이틀은 만 10년간 교보증권을 이끌고 있는 김해준 사장이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조웅기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 CEO직을 유지했다. 조 부회장은 2011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취임 후 지난해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과 동시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최희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부회장과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호실적을 인정 받아 내년에도 연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09년부터 메리츠종금증권 수장을 맡은 최희문 부회장은 자기자본 5000억원대에 불과한 회사를 3조원대 종합금융투자사로의 순조로운 전환을 이끌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412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치를 거뒀고,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전년 대비 19% 개선된 3196억원을 기록, 4연임에 주효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30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3조1900만원으로 확대, 초대형IB로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IB부문의 올 3분기 누적 순영업수익은 13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IB에서의 호실적과 그룹 내 수익 비중이 높은 점이 이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지난해 6월 사상 첫 공채 출신 사장에 오른 권희백 한화금융투자 사장도 연임 전망이 밝다. 한화투자증권은 2015년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 여파로 2년간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권 대표가 취임하면서 IB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며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전년보다 54.1% 개선된 652억원을 거둬 실적 개선세를 유지했다.

다만 상반기 발생한 중국 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관련 1650억원 규모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의 부도 사태가 진행 중인 점은 변수로 거론된다. 

KB증권의 경우, 윤경은·전병조 사장의 '투톱 체제'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두 대표는 통합 첫 해 거둔 양호한 실적을 높이 평가 받아 지난해 공동 대표에 선임됐다. 둘 중 한명만 재선임되거나 제3자가 영입되는 등 일각의 무성했던 소문이 빗나간 결과였다. 

하지만 KB금융지주는 내부적으로 각자 대표제 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가 올해 말까지인 두 대표의 연임 여부는 이달 중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IB부문 CEO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것이 주목된다. 올 3월 NH투자증권 사장에 오른 정영채 사장은 오랜 기간 국내 업계에서 손꼽히는 투자은행(IB) 전문가로 불렸다. 정 사장은 취임 두 달 만에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는 등 IB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수장에 선임된 정일문 사장도 1988년 입사 후 2016년 자산관리(WM) 부문을 맡기 전까지 IB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1990년대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이 각축을 벌였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투신해 한국투자증권을 'IPO 강자'로 이끌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 성장 동력이 기존 위탁매매 등 브로커리지에서 IB로 급부상하는 추세"라며 "증권사 CEO 인사에 IB 출신의 존재감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IB 부문이 '실세 부서'로 자리하는 흐름이 지속하면서 IB 출신 CEO의 출현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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