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휴전'에 금융시장 '반색'…코스피 1.67%↑
미중 무역분쟁 '휴전'에 금융시장 '반색'…코스피 1.67%↑
  • 김희정·남궁영진 기자
  • khj@seoulfn.com
  • 승인 2018.12.03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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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1.97%↑…환율 10.5원 급락 '1110.7원'
전문가들 "미봉책 불과 등 변동성 위험 여전"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연일 악화일로를 걷던 미중 무역갈등이 화해무드로 돌아서면서 3일 국내 금융시장에 모처럼 화색이 돌았다.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시장은 무역전쟁이 본격 발발한 이후 두 정상의 만남이 처음 이뤄졌다는 데 의의를 찾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 완화가 단기 반등 재료인 데다, 이번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연설이 줄줄이 예정된 만큼 변동성 장세에 주의할 것을 조언했다. 

◇G2 훈풍에 亞 금융시장 '활짝' =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7%(35.07p) 오른 2131.9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10월22일(2161.7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장과 비교해 1.47%(30.92p)오른 2127.78로 출발한 증시는 장중 내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454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도모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58억원, 1331억원 쌍끌이 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코스닥 역시 전장보다 1.97%(13.70p) 상승한 709.46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0월23일(719.00) 이후 최고치다. 

주식시장이 반등하자 원화 가치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5원 급락한 1110.7원에 마감했다. 환율 하락은 원화 가치 상승을 뜻한다. 장 중반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이 6.90위안을 하향 이탈한 가운데 코스피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키웠다. 장중 한때는 1110.6원까지 저점을 낮췄는데, 이는 지난 10월1일(1108.70원) 장중 저점 이후 2개월만에 최저치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일본 증시는 1% 가량 상승했고, 중국 증시는 2~3% 가량 급등 중이다. 대만과 홍콩 증시도 2% 이상 오르며 동반 상승세를 연출했다. 이날 대외 호재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만나 추가 관세 부과를 멈추고 3개월간 협상을 벌이기로 '일시 휴전'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정상회담 통해 미중 간 화해무드가 조성됐다는 것 자체로도 증시에 우호적 재료가 될 것으로 본다"며 "그간 증시를 짓눌렀던 무역분쟁 이슈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90일 휴전 소식이 오늘 지수 급등에 주효했다"면서 "지속적으로 강세장을 시현, 내년 상반기께 코스피 2300선 탈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반도체와 화학, 증권 등 낙폭과대 가치주에 대한 비중 확대, 디스플레이와 호텔·레저, 소매·유통 같은 실적개선 기대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 금융시장이 호재를 빠르게 반영한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수록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큰 타격이 올 수 있다는 우려를 어느 정도 덜어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체 수출 중 대중(對中), 대미(對美)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5%, 12%에 이른다. 대중 수출의 약 80%는 한국의 '수출 효자'로 꼽히는 반도체 등 중간재(부품) 수출이다. 

코스피가 35.07p 오른 2131.93으로 장을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 내린 1110.7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35.07p 오른 2131.93으로 장을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한 딜러가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 내린 1110.7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사진=연합뉴스)

◇근본해결 아닌 '미봉책'…과도한 기대 금물 =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호재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본다. 라이트 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연이은 강성발언을 염두에 둘 경우 지난 9월24일 발표한 2000억달러 품목에 대한 25% 관세 추가인상 및 향후 전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우려가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다. 

하준우 DGB대구은행 수석딜러는 "이날 시장의 움직임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의 긍정적인 면을 소폭 반영한 것으로, 하루 이틀 새 끝날 재료"라고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환율과 지적재산권 관련 요구사항 관철을 위한 미국 측 파상공세는 정상회담 이후에도 추세적으로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 연준 관련 인사들의 연설이 잇달아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오는 6일(한국 시각) 파월 의장의 연설에 시선이 쏠린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8일 뉴욕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기준금리가 중립적인 수준으로 추정되는 폭넓은 범위의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말해 미 금리인상의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두달 전에는 "금리가 중립수준에서 한참 '먼 길'이라고 언급해 시장을 뒤흔든 만큼, 어떤 스탠스를 나타낼 지 지켜봐야 한다. 

김승한 유화증권 연구원은 "10월초 기준금리가 아직 중립금리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발언해 금융시장에 긴장감을 조성했던 파월 의장이 11월에는 기준금리 수준이 중립금리 바로 밑이라고 번복해 긴축완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며 "두달여만에 달라진 발언만으로 연준의 스탠스 변화를 예단할 수 없지만, 내년 금리인상 전망치 확률이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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