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자 '발만 동동'…금리인상에 전세가율 '뚝'
갭투자자 '발만 동동'…금리인상에 전세가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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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59.6%'…주택 거래절벽 임차인도 불안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사진=이진희 기자)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공인중개업소.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세차익을 노려 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한 이른바 갭투자자들이 금리 인상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매수자 심리 확산으로 주택 처분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갭투자자들의 근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3일 KB국민은행의 '11월 주택가격 월간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6%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50%선으로 주저앉은 것은 2013년 9월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전세가격이 많이 뛰었던 2016년 5월 역대 최고인 75%까지 올랐다가 올 1월 69.3%로 60%대에 진입, 10개월 만에 다시 50%대로 하락했다.

특히 집값이 폭등한 지역일 수록 전세가율도 낮았다. 강남구는 48.7%로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낮았고, 용산구가 49.2%로 뒤를 이었다. 송파구는 50.0%로 겨우 50%대에 턱걸이를 했다.

그나마 중랑구(71.6%)와 성동구(68.4%), 도봉구(64.6%), 노원구(61.6%) 등 강북지역이 서울 지역 전세가율을 견인하고 있으나, 이들 지역 역시 하락세가 가파르다.

전세가율이 낮아지는 것은 매매가가 많이 오른 것에 비해 전셋값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올해 많은 물량이 공급되면서 매맷값과 전셋값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소액의 자기 자본을 들여 주택을 산다는 갭투자의 전제조건이 깨진 셈이다.

여기에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서 기존 갭투자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p 올리면서 차주들은 이자상한 부담까지 높아진 것.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면 임대차계약 갱신 때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거나 대출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줘야하는데, 매수자 구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강남구 개포동 L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지역이 집값이 비교적 비싸고 전셋값이 저렴한 재건축 단지가 많아 전세가율이 낮은 것"이라면서 "최근에는 입주물량도 많고, 거래량 자체가 워낙 없어서 갭투자했던 매물을 내놔도 처분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을 팔자니 양도세를 내야하고, 버티자니 재계약할 때 전세보증금 마련이 쉽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갭투자 주의보'를 알리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세입자들은 집주인의 부채유무나 담보 물건에 대한 권리 관계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임대보증금 지원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이후 증가한 입주물량으로 전셋값 약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 물량들의 입주가 임박해질 수록 세입자 구하기도 어렵고, 급매물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전세나 대출을 이용해 집을 구입하는 갭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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