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가계·기업 대출 상환 부담 급증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가계·기업 대출 상환 부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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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시장금리→대출금리 순차 상승
대출금리 뛰면 빚 갚기 힘든 가구 증가
한 은행이 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한 은행이 대출 상품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대출 상환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30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p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금리인상 이후 정확히 1년 만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금융채 등 시장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고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늘려 대출금리 상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변동금리 대출 차주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들은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말 기준, 가계의 변동금리 대출차주(잔액 기준) 비중은 70.2%로 고정금리보다 두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 금리인상으로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부담은 2조5000억원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기준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 1427조7000억원에 은행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70.2%)을 적용해 금리인상분 0.25%p가 그대로 대출금리에 반영될 경우를 가정해 계산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도 예견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 기준 코픽스가 각각 1.93%로 14개월 연속 상승했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는 2015년 2월(2.03%) 이래 최고 기록이며, 잔액 기준으로도 2015년 10월(1.93%) 이후 가장 높다.

코픽스는 수신상품 금리 등 조달비용을 바탕으로 산출하며 추후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지난 1년간 기준금리가 동결된 와중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코픽스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코픽스가 한 단계 점프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5%대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29일 현재 KB국민은행의 잔액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최고금리는 4.80%, NH농협은행은 4.49%, KEB하나은행은 4.448%다. 

무엇보다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차주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빚 갚는 데 어려움이 있는 고위험가구는 34만6000가구로, 전체 부채 가구의 3.1%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1%p 상승할 경우 고위험가구의 비중은 3.5%로 늘어난다. 수치로 환산하면 약 39만 가구가 고위험가구에 해당하게 되는 것이다.

대출금리가 2%p 오르면 고위험가구 비중은 4.2%로 증가한다. 고위험가구는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이 40%를 초과하고 자산평가액 대비 총부채(DTA)가 100%를 넘는 가구를 뜻한다. 금리 인상이 내년과 내후년에도 이어진다면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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