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더 깊은 장막 속으로 들어간 황창규 KT 회장
[데스크 칼럼] 더 깊은 장막 속으로 들어간 황창규 KT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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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이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하며 장막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2014년 황 회장은 KT 회장으로 취임한 후 그는 삼성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했다. 이미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이기에 시스템을 이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른바 '황의 법칙'은 나름 성공했고 침체를 겪었던 KT는 실적이 개선됐다. 이를 토대로 황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성공한 뒤에는 논공행상이 따르기 마련. 황 회장은 KT 출신 인사를 승진시켰고 동시에 자신의 측근들에게도 성과를 나눠줬다. 성과를 낸 후에 잇따랐던 인사였기에 측근들 승진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올해도 황 회장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더더욱 두터운 장막을 쳤다.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하려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대거 등용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황 회장의 구상이 제대로 드러났다. 그는 김인회 비서실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사장은 황 회장의 대표적인 삼성 인맥으로 꼽힌다. 김 사장의 승진으로 비서실은 그 위상이 격상됐다. 여기에 이대산 경영관리부문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KT에스테이트 사장에 앉혔다. 소위 측근들을 대거 포진시킨 것이다. 또한 독립 부서였던 법무실을 회장 직속으로 변경하며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이 같은 인사를 위해 오래 전부터 황 회장은 밑그림을 그려놓았을 것이다.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을 KT와 계열사 주요 자리에 앉히며 황 회장은 이전보다 막강한 권력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많은 이들은 경영의 속도를 내야할 때는 비전을 공유하는 인물과 함께해야 하며 안정기에 접어들 때면 탕평인사를 해야만 기업이 꾸준히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KT는 5G 시대 개막을 앞두고 좀 더 꼼꼼히 준비하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속도를 내면서도 안정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비전 공유도 좋지만 세심함이 먼저다. 오히려 쓴 소리를 하더라도 챙길 건 챙겨야 하는 상황임에도 황 회장은 오히려 귀를 닫는 듯한 모양새다.

'좋은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는 좋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지만 행동함에 이롭다(良藥苦於口 而利於病 忠言逆於耳 而利於行)'는 옛말이 있다. 이미 인사를 했으니 되돌릴 수 없겠지만 최근에 발생한 아현국사 화재도 어찌 보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문제를 제대로 꼼꼼히 따져보지 않은 측근들에게부터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황 회장이 진정 멋진 마무리를 기대한다면 KT를 위하고 잘못된 계획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그런 이들을 옆에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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