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가짜학력' 그 이상의 '미스터리'?
신정아, '가짜학력' 그 이상의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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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비엔날레 감독 임용-파산-호화 생활 등 의문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가짜학력' 파문의 시발점이나 다름없는 신정아(여·35) 전 동국대 조교수<사진>가 고위층의 비호 의혹에다, 개인파산절차를 진행하면서 호화생활을 하는 등 갈수록 이해하기 어려운 의문점들이 속속 드러나 세간의 관심을 또 다시 집중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미스터리'다. 2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신 씨가 억대의 빚을 져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지난 2005년 9월 빚을 갚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했으며, 같은해 11월 개시 결정을 받아 오는 2011년까지 변제 계획을 이행해야 하도록 되어 있다.
신씨는 고향인 경북 청송농협 진보지점과 서울서대문세무서에 1억420여만원의 빚이 있으며, 이를 갚기 위한 변제 계획안을 지난해 3월 법원에 제출해 인가를 받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씨의 빚 변제는 5년 동안이며, 현재도 진행 중인 상태다.
이처럼,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실상의 신용불량자인 신 씨의 행적은 어이가 없을 정도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명품으로 치장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어려운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법원의 변제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 유력인사가 재정적 뒷받침을 했을 것이란 의혹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

신 씨의 학력위조 문제가 불거진 이후 다수의 지인들이 항상 현금만 사용한 것으로 말한 것도 이같은 사정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씨와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은 "신씨가 밥을 사면 항상 두둑하게 가져온 현금으로 계산했다"고 말했고, 심지어 지난 7월 16일 신씨가 미국으로 출국할 때도 비행기표 값도 현금으로 계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그런 상황에서도 사생활은 호화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빚잔치'를 하는 와중에도 고급외제차를 타고, 명품 치장에 명절 때 미술계 원로들에게 선물을 꼬박꼬박 보냈다고 한다. 생활도 전세 9000만원짜리 서대문구 대신동의 고급 원룸에서 살았다. 1억여원의 빚도 못 갚고 개인회생을 신청할 정도의 신씨에게는 도무지 걸맞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생활상이다.

더 큰 의문은 신용불량자는 교수직 임용이나 공직 취임이 어려운데도, 어떻게 2006년 3월 동국대 교양교육원 교수로 임용되고,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에 선정임될 수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와관련, 신 씨의 학위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기 직전인 지난 7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파문 확산을 막기위해 변양균(卞良均·58·사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장관급)이 무마에 나섰다고 조선일보가 24일 보도했다.

변 실장이 신 씨의 가짜학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장윤(전 동국대 이사) 스님에게 두 차례에 걸쳐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는 취지로 압력성 회유를 했다는 것. 이에,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과 광주비엔날레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권력층의 비호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장윤 스님과 측근, 불교계 인사들에 따르면, 장윤 스님이 6월29일 신씨의 가짜 학위 문제를 처음 공론화한 뒤 3~4일쯤 지나 변 정책실장이 장윤 스님에게 과테말라에서 국제전화를 걸어 "가만히 있어주면 잘 수습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었다. 당시 변 정책실장은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 유치 지원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한 노무현대통령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그러나,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은 같은 날 자신이 신정아씨의 `가짜학위' 의혹을 제기한 장윤(전 동국대 이사) 스님에게 압력성 회유를 했다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신씨 문제로 개인적인 부탁도 없었고,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변 실장은 보도 내용중 `신씨의 가짜 학위 문제를 처음 공론화하 뒤 3∼4일쯤 지나 장윤 스님에게 과테말라에서 국제전화를 걸었다'는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같이 해명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신 씨의 학력위조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구본근 차장검사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장윤 스님을 불러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근 차장검사는 이어 "변양균 실장 역시 직접 불러 조사할 지 여부는 장윤 스님의 조사 결과를 검토해 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장윤 스님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자신의 동국대 이사직 해임무효 소송이 진행 중임을 이유로 신정아 씨 파문과 관련한 참고인 조사에 응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법원이 최근 '동국대가 장윤 스님의 이사직을 해임한 것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린 만큼 이제는 조사에 응할 것으로 검찰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장윤 스님은 현재 이와 관련한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태. 파문의 당사자인 신 씨 역시 가짜 학위 문제가 본격적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7월16일 미국으로 출국, 현재 잠적상태다. 신 씨를 둘러싼 의문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의 '가짜학력'문제와 여러모로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 진상이 명쾌하게 규명돼야할 사안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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