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끊기자 '결제 대란'…'신용카드 강국'의 민낯
통신 끊기자 '결제 대란'…'신용카드 강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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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전산 비상시스템 가동에도 한계 드러내
내년 'QR코드 결제' 등 무선통신망 시스템에 기대
KT 아현국사 화재로 통신장애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의 한 상점가 ATM 기기에 장애 관련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KT 아현국사 화재로 통신장애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의 한 상점가 ATM 기기에 장애 관련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신용카드 보급률 89%, 간편결제 이용건수 급 성장' 등에 가려졌던 유선통신망 기반 사업의 치명적 허점이 드러나면서 무선통신망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및 QR코드 간편결제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 자체 문제가 아닌 대형 통신사의 화재로 인한 결제 대란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유선통신망에 의존하는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결제대란의 근본원인이라는 지적에서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서울 KT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KT통신망이 소실되고 관할 지역의 음식점 등에서 이뤄지는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자 카드사들은 타 통신망으로 교체하거나 ARS결제를 시행하는 등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모바일 결제망 등이 일부 복구되었을 뿐 가맹점의 카드 거래 정상화까지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화재 한 번으로 통신 두절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양상을 두고 카드업계는 물론 금융업계 전반에 '유선통신망' 기반의 신용카드 결제 수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카드 거래의 경우 통신망 등에 문제가 생기면 카드사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어 자칫 '도미노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신용카드 보급률은 2015년 89%를 돌파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건수는 2016년 4분기 126만건에서 지난해 4분기 266만건으로 배 이상 늘었다.

간편결제 또한 스마트폰 등에 신용카드, 은행 계좌 등을 등록해 온ㆍ오프라인 매장에서 비밀번호 인증 등으로 대금을 지불하는 결제 방식으로 유선통신망을 이용해야한다. 무선통신망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KT화재와 같은 결제 대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스마트폰 QR코드 결제 시스템 등 무선통신망 기반의 앱투앱 방식으로 교체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방식은 포스(POS)나 카드리더기를 거치지 않고 휴대폰 앱상에서 은행 계좌에서 판매자 은행 계좌로 이체돼  카드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연쇄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실제 카카오페이 QR결제를 도입한 일부 매장은 통신망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제가 원활히 이뤄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의 경우 대부분 단일노선을 쓰지 않는다"며 "KT통신사만 연결하는 게 아니고 KT가 주회선이면 SKT를 보조회선으로 쓰기 때문에 결제 시스템 마비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 전문가는 금융권 IT시스템과 재난시 대응 실태가 여전히 허술하다는 평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단순히 시설 재건에 그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대응 매뉴얼과 백업 시스템 마련 등 국가 기간통신망에 맞는 대안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장단점이 있겠지만 기존 유선망 기반의 결제시스템보다 스마트폰 기반의 앱투앱 방식의 장점을 보여준 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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