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산업 대비하는 은행권...민감 개인정보 이슈 넘을까
'마이데이터' 산업 대비하는 은행권...민감 개인정보 이슈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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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보호대상 → 활용대상 인식 변화
마이데이터산업 발전하면 금융산업 재편
마이데이터 이용 개념도 (자료=금융위원회)
마이데이터 이용 개념도 (자료=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최근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강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은행권의 대응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1일 오늘 여야당정협의에서도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이슈를 다룰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수장들은 한결같이 데이터 중심의 금융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결돼야 할 조건이 개인정보 부문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은 'KB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선포식'을 열고 2025년까지 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대형 플랫폼 기업이 은행들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이라며 "4차산업혁명의 새 물결인 '디지털'은 선택이 아닌 우리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그룹 통합데이터센터에서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고 손님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휴머니티를 기반으로 미래 하나금융그룹은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의 개인 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히는 금융회사들이 이처럼 대대적인 변화를 들고 나온 것은 영업 환경과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느꼈다는 의미다.

불과 4~5년전만 하더라도 금융회사에서 다루는 개인정보는 보호해야하는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대적인 언론보도가 이어졌고, 사건이 발생한 회사의 대표들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최근 빅데이터가 주목받으면서 개인 정보를 더이상 보호할 대상이 아닌 활용 대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고, 정보를 원활하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힘을 받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마이데이터(MyData) 산업이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금융기관 등이 독점적으로 공유하고 있던 개인정보를 정보의 주체인 본인이 요청할 경우 제3의 사업자에게 제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이다.

이를 통해 개인은 제3의 사업자를 통해 자산관리나 개인신용평가 관리 등을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기존 금융사의 자산관리와 달리 여러 금융사에 보관된 내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맞춤형 재무관리가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객들은 기존 금융사가 아닌 자산관리 전문 서비스 업체를 통해 각 금융사가 내놓는 상품에 가입하는 식으로 금융산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은행들이 현재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다양한 형태로 데이터에 접근하고 활용하면서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밖에 없다. 최근 은행권에서 디지털전환을 가속화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s)다.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로, API와 연결된 특정한 정보만 한정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 API가 다양해질수록 마이데이터 활용도 다양해진다.

다른 나라의 경우 영국은 올들어 9개 주요 은행을 대상으로 API 기반의 오픈뱅킹을 시작했고, 호주도 2019년 7월부터 오픈뱅킹을 시작할 예정이다. 홍콩, 캐나다 등도 제도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NH농협은행이 2015년 오픈API를 시작한 이후 최근 P2P나 스타트업 등과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고, KEB하나은행이나 신한은행도 API를 공개하는 등 오픈뱅킹을 향해 한걸음씩 떼고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개인의 금융거래 정보를 특정 금융회사가 독점하는 시절은 지났다"며 "원천 데이터를 의미있는 정보로 전환해 정보의 활용가치를 높이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보보호·보안의 중요성은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정 연구위원은 "초기단계에 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제 시작된 사업들이 후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정보 활용은 근절하고 철저한 보안시스템을 통해 정보관리에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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