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위기 속 돈 들어오는 '中·베트남 펀드'
신흥국 위기 속 돈 들어오는 '中·베트남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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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해 초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던 신흥국 증시는 미국 증시의 급락과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 확대, 달러강세 등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 가운데 밸류에이션 매력 등이 부각되며 근래 중국과 베트남 펀드에 돈이 유입되고 있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최근 1개월간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114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가운데 신흥아시아 주식 형 펀드에 9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가별로는 중국과 베트남 관련 펀드에서 각각 135억원, 11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북미(320억원), 일본(13억원), 유럽(332억원) 등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처럼 중국 펀드와 베트남 펀드에 자금이 유입된 것은 지난달 전 세계 증시와 함께 약세를 보이면서 저가매수 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 한달동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SSEC)는 4.06% 하락했고, 베트남 VN지수도 4.07%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는 10월을 기점으로 신흥아시아 주식형 펀드에 자산이 유입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신흥국의 반등이 임박했다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증시의 낙폭이 과도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지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데다가 통화가치 방어를 잘 하고 있어 경제성장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판단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들어 글로벌 증시는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고, 특히 신흥국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지금 신흥시장에 만연한 비관론은 하락지속이 아닌 반등을 가리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중국 증시가 아시아 신흥국 펀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투자자가 중국 증시의 반등 임박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등에 대한 기대감에는 중국 정부의 감세정책도 한몫했다. 중국정부는 지난달 한해 전체 감세 규모는 1조1000억 위안에서 2000억 위안 증가한 1조 3000억 위안이 될 전망이라며, 지금까지보다 더 큰 규모의 감세 방안을 추가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관세율을 내리고, 수출 부가세 환급정책 개선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3~6개월 정부의 정책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면서 내년 2분기에는 중국의 성장률과 기업이익 증가율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 모멘텀 격차가 축소되면서 금융·환율 시장도 점차 안정돼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디스카운트도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신흥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신흥국의 자본 유출 우려가 빠르게 불식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신흥국들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로 인한 교역량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은 "내년 미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하지만 신흥국에 대한 경계심리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를 감안했을 때 신흥국 전반에 대한 자본 유출 우려가 빠르게 불식되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는 확장국면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지만, 고점에서 하락 싸이클로 들어서는 시점에 대해서 이견이 상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경제의 확장 국면은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에는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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