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대전허브터미널 중단으로 '택배대란'"···"있지도 않은 사실"
"CJ대한통운 대전허브터미널 중단으로 '택배대란'"···"있지도 않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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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vs 사측 첨예한 대립으로 갈등 장기화···대화 자체도 없어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지난 15일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회사의 무책임한 대처를 지적하고, 향후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조와 대화에 응하라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진=주진희 기자)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지난 15일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회사의 무책임한 대처를 지적하고, 향후 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조와 대화에 응하라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올해만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CJ대한통운 대전허브터미널을 포함한 12개 물류터미널을 대상으로 고용부가 기획근로감독에 착수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구체적인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 않아 '택배대란' 사태가 벌어져 소비자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올해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무려 3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8월 16일 대전물류센터에서 아르바이트로 택배 상‧하차 작업을 하던 대학생이 감전사했다.

이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8월 30일 옥천허브물류센터에서 50대 노동자가 택배 상‧하차 작업 중 과로사 했고, 지난달 29일 대전물류센터에서 30대 노동자가 후진하던 화물트럭에 치여 또 사망자가 발생한 것.

이에 고용부는 사망사고가 두 번이나 발생한 대전허브터미널의 가동을 중단시키고 이를 포함한 전국 12개 물류터미널에 대한 기획근로감독을 지난 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총 3주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터미널 가동 중단 사태를 대비해 세운 회사 측의 무책임한 개선책이 택배대란 사태를 몰고 오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고 노조 측은 비판하고 있다. 

◇"전담택배기사는 급격한 일감 감소·일반택배기사는 과도한 업무량 증가"

노조는 특히 계열사 CJ오쇼핑(ENM)의 물량을 배달하는 전담택배기사의 급격한 물량 감소와 이와 반대로 일반택배기사의 물량은 배로 늘어나 과부화가 걸려 업무에 무리가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래 CJ오쇼핑의 물품은 전부 대전허브터미널에서 분류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분류된 물량을 대전서브터미널로 보내고, CJ오쇼핑 택배전담기사들이 그곳에서 물량을 받아 전국적으로 배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현재 고용부의 기획근로감독으로 인해 대전허브터미널이 중단되면서 전체 물량들이 군포 대체터미널로 집하되고 있다. 특히 CJ오쇼핑의 물량코드번호는 일반택배 코드(ex.창원 A-1/서울 B-3)가 아니라 고유번호로 등록돼 있고, 오직 대전허브터미널에서만 사용해왔다. 이 때문에 대체터미널로 물량을 보내더라도 분류기계가 코드 인식을 못해 전부 일반택배코드로 바꿔서 보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수택배코드와 일반택배코드 중 동일한 일부 물품이 있어 그 품목들만 대전서브터미널로 오게 되고 CJ오쇼핑 택배기사들은 이 소량의 품목들만 받아 일하고 있어 생계가 곤란한 상황이다. 반면 일반택배기사들은 기존 배송하던 물량에서 수량이 더 늘어나 휴일과 야간에도 계속해서 물량을 나르다 보니 과부화가 걸리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CJ오쇼핑 택배기사 A씨는 "11월 1일부터 이 사태가 일어났는데 이날엔 물량 자체가 내려오지 않아 아예 하루를 쉬었고, 이후로부턴 개인마다 30개~40개를 배송하게 됐는데 기존 배송하던 물량보다 훨씬 작은 수치라 생계유지가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CJ오쇼핑 택배기사 B씨도 "이런 상황에도 회사는 대전허브터미널 중단이 풀릴 때까지만 기다려란 식의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히 대기만 하고 있다보니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CJ대한통운 측은 일감감소, 과부화 사태, 임금을 주지 않는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애초부터 CJ오쇼핑인 특판물량이 일반물량으로 코드가 전환되는 상황 자체가 없다"며 "초창기 대전허브터미널이 중단되고 난 다음 3~4일 정도는 대체터미널 등 업무를 조정하기 위해서 배달이 지연되거나 분류오류가 좀 있었지만 그 이후로부턴 정상적으로 물류가 배달되고 있고, CJ오쇼핑 전담 택배기사의 물량이 줄거나 일반 택배기사분들의 업무가 과부화가 걸리는 일 또한 전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송이 지연된다고 해도 원래 대전허브터미널을 거쳐서 배송이 됐던 일부의 지역만 1~2일 지연되는 것"이라며 "택배도 배달한 만큼 수당이 나가기 때문에 임금을 주지 않는다는 등의 사태도 벌어지지 않았다"고 못을 박았다. 

(자료=전국택배연대노조)
CJ대한통운을 통해 물품을 발송하는 한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 올라온 배송지연 공지내용. 지난 7일 '파업 종료 시'(왼쪽)에서 현재 '운영 재개 시'로 변경됐다. (자료=전국택배연대노조)

◇노조파업 때문에 배송지연?···CJ대한통운 책임 떠넘기기 의혹

CJ대한통운이 택배대란 사태의 책임을 노조 측으로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7일 CJ대한통운을 통해 물품을 발송하는 인터넷 쇼핑몰 곳곳엔 '파업 종료 시까지 배송 지연'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노조 측에 따르면 한 쇼핑몰 관계자가 "CJ대한통운에서 파업 때문에 지연되는 부분이니 그렇게 공지 글을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는 것. 이후 노조 측은 파업 때문이 아닌 안전사고에 대한 고용부의 기획근로감독으로 터미널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문구를 바꿔달라고 요청했고 현재 '운영 재개 시까지 배송 지연'으로 수정된 상태다.

해당 쇼핑몰 관계자는 "CJ쪽에서 요청이 온 것은 맞으나 고객들이 이해하게끔 자사에서 문장을 좀 바꿨다"며 "구체적인 CJ쪽 요청 문장 확인에 대해선 굳이 확인시켜줘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노조 측은 안전사고 발생으로 터미널이 전면 중단돼 배송이 지연되는 것인데 노조 파업을 빌미로 회사가 노조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라며 "요청을 한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김치와 같은 계절별 물량을 단순히 금지시켰다기보다 대전허브터미널이 중단된 사태로 인해 대규모의 물량 등 발송이 어려운 지역인 곳만 우선적으로 멈춘 것이고, 이외 식품이나 농수산물 같은 경우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발송하고 있지만 1~2일 정도 지연될 뿐이다"며 "이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할 경우 부분파손, 상품 파손 등의 종류가 있는데 절차에 따라 귀책사유 등을 판단해 손해배상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대체 터미널로 옥천, 청원, 곤지암, 용인, 군포 5개를 이용하고 있다. 회사는 "기존 대전허브터미널로 가던 물량을 5개 대체 터미널로 배분해 진행하고 있고, 기존 익숙지 않은 노동환경에 대한 안전교육과 점검을 실시한 뒤 대전허브터미널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을 이곳으로 투입했기에 문제없이 물량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전허브터미널의 경우 고용부의 기획근로감독 실시로 지난 8일부터 중단된 상태다. 다시 운영을 재개하는 일자는 고용부에서 따로 지침이 내려오기 전까진 계속 중단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고용부의 기획근로감독이 끝나는 대로 조속한 개선책을 마련해 업무가 유동성있게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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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2018-11-21 14:18:56
사실 터미널 하나 정지된다고 배송대란? 영업정지가 아니라도 지진같은 자연재해나 방화같은 인재나 터미널이 영업을 못할 상황은 차고 넘치는데 오히려 대기업 시스템과 돈으로 이정도 대처밖에 못해서 배송대란? 택배기사와 대리점, 터미널 노동자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 그게 진짜라면 택배업에서 손 떼야하지 않을까? 고객의 피해를 볼모로 영업정지한 정부를 압박하려 한 언플이 누워서 침뱉기란걸 몰랐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