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사태' 불구 제약·바이오株 '방긋'…"불확실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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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분식회계' 결론에도 셀트리온·코스닥 바이오 시총 상위株 모두↑
"상장폐지 가능성 미미…업종 전체 이슈로 확대되지 않을 것"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조아 기자] 금융당국으로부터 '고의 분식회계' 결정을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가 중단됐다. 국내 바이오 대장주 격의 초대형 악재로 관련 업종에 후폭풍이 예고됐지만, 의외로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고, 장기간 이어져 온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증권가 분석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품지수는 전장 대비 195.89p(1.83%) 오른 1만889.15에 마감했다. 셀트리온은 전장 대비 1만500원(5.05%) 오른 2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분기 저조한 실적에 급락하며 20만원선이 위태로웠지만, 이틀째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유한양행(2.14%), JW생명과학(5.49%)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제약지수가 0.64% 올랐고,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8.31%)를 필두로, 신라젠(2.75%), 메디톡스(0.48%), 바이로메드(0.92%), 코오롱티슈진(1.20%), 셀트리온제약(2.73%) 등 시총 상위에 자리한 바이오주가 모두 올랐다.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제약·바이오업종의 호조로 코스닥지수도 1.46% 급등 마감했다.

전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증선위의 결정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거래소는 이어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 대상 여부를 판단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들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된 셈이다. 시가총액 22조원, 시총 순위 6위로 소액주주만 8만명에 달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 재개일과 상장적격 여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이번 '삼성바이오發 사태'로 제약·바이오업종 전반에 후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들어 '거품론'과 회계감리 이슈가 불거지며 휘청였던 제약·바이오주는 이번 이슈까지 더해져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었다. 하지만 되레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바이오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미미한 데다, 그간 상존했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증권가의 잇단 진단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로 인한 거래정지가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일정들이 남아 있는데, 이는 모두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문제로, 전체 제약·바이오 섹터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제약·바이오주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엔 연구개발(R&D) 비용 자산화 처리와 관련한 회계 감리 문제가 공존했기 때문이고, 지난 9월 금융당국이 이와 관련한 관리지침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회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선 연구원은 "이번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은 제약·바이오 섹터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제언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가능성이 제한적인 만큼,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결과에 크게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라며 "분식회계 여부를 가리기 이틀 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급등한 것도 결국 분식회계로 판결 나더라도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 투자자들의 베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집중됐던 관심이 바이오업종 쌍두마차인 셀트리온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승규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대표 바이오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정지되면서 풍선효과로 같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셀트리온으로 수급이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약·바이오주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 향방은 임상 결과 등이 관건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삼성바이오 이슈는 단기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순 있지만,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좌우할 요인은 아니다"면서 "내년 상반기 예정된 주요 바이오 업체의 임상 결과에 따라 종목별 주가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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