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의사록] 금리인상 주장한 이일형·고승범 외 '숨겨진 매파' 2인
[금통위 의사록] 금리인상 주장한 이일형·고승범 외 '숨겨진 매파'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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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금융불균형↑" 주장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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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일형 금융통화위원과 고승범 금통위원은 '금융불균형'과 '금융안정' 이유로 0.25%p 금리인상을 주장했다. 저금리로 누적된 금융불균형이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 위원들의 주장이다. 이에 더해 금리동결을 주장하면서도 '매파'(통화긴축 선호) 색채를 드러낸 위원 2명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10월 18일 개최) 본회의 의사록을 보면 A위원은 "국내총생산(GDP)갭과 인플레이션갭 추정을 볼 때 실물경제 상황과 달리 금융안정에 대한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밝히며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올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경기나 고용·물가 여건이 다소 미흡한 점은 있지만 통화정책의 완화정도가 일부 축소되더라도 금융안정에 중점을 둔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안정을 확고히 하는 것이 우리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공개된 의사록에서 실명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지난 금통위에서는 이 위원과 고 위원이 기준금리 0.25%p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이 위원의 경우 지난 7월과 8월에 이은 3번째 인상 소수의견 개진이었다. 

의사록을 보면 A위원은 "지난 수년간의 저금리 기조는 부동산관련 규제완화와 함께 가계부채 증가와 일부지역 부동산 가격상승 등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며 "여전히 가계소득 증가율을 상회하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어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영향을 심도 있게 분석해야 한다는 게 A위원의 생각이다. 그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미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달러화 강세 등 영향으로 일부 신흥국 들의 금융불안이 재연되고 있다"며 "한미 간 금리역전이 장기화 되고 역전폭이 확대되는 것은 시장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위원의 경우 금융불균형을 이유로 금리 인상론을 폈다. 금융불균형은 저금리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 및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의미한다. 거시건전성 규제의 강화만으로는 '풍선효과'를 초래하는 등 금융불균형 확대를 충분히 제어하기 어렵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B위원은 "예컨데 규제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율이 다소 주춤하는 동안 부동산 관련 개인사업자대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민간신용 증가율은 명목GDP 증가율을 꾸준히 상회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통화정책 완화정도를 축소해 현 부채조달의 부담을 높여 비효율적 투자유인을 낮춰 금융불균형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2명의 위원이 숨겨진 매파로 드러남에 따라 금통위원 7명 가운데 4명이 금리 인상 쪽에 무게를 싣게 된 모양새다.

반면 다른 위원은 "당분간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해 거시경제의 하방 위험을 완충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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