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먹구름 낀 IPO 시장
증시 부진에 먹구름 낀 IPO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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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SK루브리컨츠·카카오게임즈·HDC아이서비스·드림텍 등 6개사 상장 연기 또는 철회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들의 상장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공모일정이 빼곡하게 자리해 있지만, 상장을 연기하는 기업이 추가로 나올 수 있을거라는 의견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에 먹구름이 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SK루브리컨츠,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아시아신탁, 프라코, 드림텍 등 6개의 기업이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한 상태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고, 하반기 '대어'로 꼽히던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공모를 철회한 것은 지난 2015년 7개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처럼 올해 기업들의 상장 철회가 늘어난 이유는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공모가가 기업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공모를 할 때 IPO기업과 비슷한 기업들의 최근 주가를 반영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산정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유사기업의 주가순이익비율(순이익 대비 시가총액·PER)을 계산한 후 여기에 신규 상장기업이 발행할 주식 수까지 활용해 희망 공모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국내증시는 10월 한달 동안 코스피지수는 13.4% 하락했고, 코스닥도 20.55% 급락했다. 이처럼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상장되어 있는 기업들 뿐만 아니라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저평가 될 수 밖에 없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부진하다 보니, 기업들의 가치가 저평가 돼 공모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이 큰 기업들은 공모를 철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시 부진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IDT는 상장 작업 초기 시장에서 예상했던 1000억원대 규모에서 축소된 637억~795억원을 공모 예정 금액으로 제시했다. 

연내 상장을 준비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해외기관투자자와 컨택을 시도했지만, 국내 시장상황이 안좋아지면서 무산됐다"며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꺼리는 기색이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달에만 19개사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만큼 공모를 철회하는 기업이 추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짧은 기간 내 수요예측 일정이 몰리게 되면 분산효과가 발생해 약세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 경우 공모 희망가의 하단 이하에서 가격이 확정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에, 이따금 공모 철회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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