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노동자 3명 사망'···택배노조 "살인기업 CJ대한통운 즉각 사죄하라"
'올해만 노동자 3명 사망'···택배노조 "살인기업 CJ대한통운 즉각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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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에 270여개 서브터미널 모두 총제적 점검 실시 요구
택배물류업무가 '죽음의 알바'라고 불릴 만큼 사망사고 및 노동자들을 옥죄는 부당노동행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CJ대한통운에 대해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5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폐와 책임회피 즉각 중단 및 정부의 근본 해결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진=주진희 기자)
택배물류업무가 '죽음의 알바'라고 불릴 만큼 사망사고 및 노동자들을 옥죄는 부당노동행위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CJ대한통운에 대해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5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폐와 책임회피 즉각 중단 및 정부의 근본 해결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사람이 죽었습니다. 사람이... 더욱 미칠 듯이 화가 나는 것은 노동자가 죽은 뒤 CJ대한통운이 보여준 행태입니다. 사과 한마디 없이 오히려 고인의 책임으로 떠넘기며 회피하는 것이 진정한 사람의 도리입니까?"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5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노동행위 은폐와 책임회피 즉각 중단 및 정부의 근본 해결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올해에만 세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CJ대한통운의 '반노동자적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회사가 물량확보를 위한 저단가 정책에 따른 영업이익을 마련키 위해 택배노동자들을 쥐어짜며, 반인권 반노동 반사회적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는 것. 택배노동자들은 택배운임이 낮다보니 더 많은 물품을 배송해야했고, 이른바 '속도경쟁'에 내몰리며 사고위험에 직면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결국 비용절감을 위한 인력 감축과 미비한 시설 투자가 사망사고로 이어지게 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비용을 전가하기 위해 '죽음의 외주화'를 자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회사가 택배기사를 '개인사업자'로 위장시켜 일을 시킬 땐 직원처럼 부려먹고, 비용 등 책임질 일이 생기면 나 몰라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허브물류센터와 서브터미널을 오가는 간선차 그리고 관리하는 것도 모두 하청업체에게 지시해 진행시켰고, 만일 비상상황이 생기면 하청업체가 대신 처리토록 했다"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 강남C터미널에 설치되어있던 남성 소변용 고깔통. (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CJ대한통운 강남C터미널에 설치되어있던 남성 소변용 고깔통. (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용순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연대규탄발언에서 열악한 노동환경 및 고용노동부 등 정부의 미비한 근로감독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수많은 물류를 분류하고 있는 와중에도 관리자가 "속도 높이세요. 못하면 명단에 넣겠습니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다"며 "CJ대한통운은 늘 인권보장과 작업환경을 개선해주겠단 말뿐이지 실제 노동자들은 매순간 인권착취에 시달리며 무방비로 작업환경에 노출돼 목숨까지 담보로 내걸면서 일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를 포함한 정부는 왜 그간 제대로 관리감독 하지 않았냐"며 "왜 노동자들이 죽어도 제대로 된 대책 하나 마련하지 않는 것이냐. 사람이 더 죽어야 되는 것이냐. 택배노동자들도 사람이고, 인권보장을 받아야하는 권리가 있다"고 강하게 정부를 비판했다.

정희성 민중당 공동대표도 "사람은 계속해서 죽어나갔고, 죽지 않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지난해 노조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와 교섭회피 등 부당한 인사에 대해 고발했으나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지난 8월 감전사에 따른 고용부의 특별감독 실시에도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한 것을 보아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늘 CJ대한통운은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겨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고용부는 전국 12개 허브물류센터뿐만 아니라 약 270개 서브터미널도 문제가 있으니 모든 택배터미널에 대한 총체적 점검을 실시해야하고, 국토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하도급 금지 및 필수적 산업안전요건 마련등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며 "CJ대한통운도 이와 같은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블랙리스트 등 노조 파괴행위를 즉시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범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택배노조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망한 택배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보냈다. (사진=주진희 기자)
택배노조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사망한 택배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보냈다. (사진=주진희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물류작업을 하다 사망한 택배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보냈다. 조합원들은 묵념한 뒤 추모 현수막에 '택배노동자들의 노동권이 온전히 인정되는 날까지 함께 하겠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추모 글을 쓴 메모지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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