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청와대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이르면 이달 중순 교체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후임 인사검증에 착수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교체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을 일정 시차를 두고 교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정관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고용악화에서 비롯된 경제 불안 심리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을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고 후임 인사검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김동연 부총리의 후임 인사 검증이 시작됐고,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등이 복수로 검증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홍 실장을 부총리로 내정할 경우 야당의 '송곳 검증'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철저하게 검증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실장은 장관급이지만 다른 부처 장관과 달리 임명 당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홍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된 후, 부처간 업무조정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와대는 홍 실장이 검증에서 결격사유가 발견되지 않으면 이달 중순께 새 경제부총리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또, 김 부총리와 함께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장하성 정책실장의 교체 시기도 고심하고 있다. 거시 경제지표가 악화하고 고용을 중심으로 한 민생경제 부문에서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경제라인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서다.

특히 장 실장이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놓고 김 부총리와 각을 세우는 갈등설이 불거졌던 전례 등을 감안할 때 김 부총리만 교체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점도 장 실장 교체 검토 배경으로 지적된다.  

다만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을 동시에 바꿀 경우 현 정부 경제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어서 서로 간격을 두고 교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출입기자들과의 산행에서 거시 경제 지표가 어떻든 간에 국민이 겪고 있는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기조를 잘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기존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청와대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 모두 지난해 5월 정부 출범 후 1년 6개월간 경제 컨트롤 타워로 경제정책을 제안하고 현장에서 밤낮없이 적용했다는 점에서, 경질이 아닌 분위기 쇄신 차원의 교체라는 쪽에 무게를 두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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