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뉴롯데'의 핵심 롯데케미칼···광고비 지출도 '껑충'
신동빈 '뉴롯데'의 핵심 롯데케미칼···광고비 지출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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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 신 회장 구속 후 우호적 이미지 조성 위한 의도로 분석
사진=롯데케미칼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롯데케미칼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달 초 집행유예로 석방되자마자 롯데케미칼을 롯데지주 자회사로 편입하는 결정을 내렸다. 향후 5년간 화학부문에 2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룹은 롯데케미칼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유통·소비재 중심의 기업 이미지를 정유·화학 중심으로 옮기겠다는 신 회장의 도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의 광고비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배경이 주목된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롯데물산이 가지고 있는 롯데케미칼 지분 31.27% 가운데 11.27%를, 호텔롯데가 가지고 있는 12.68% 중에서 11.97%를 각각 인수해 23.24%인 796만5201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

롯데케미칼의 최대주주가 롯데지주로 변경되면서 신 회장의 지배력은 한층 강화됐다. 지주사 편입 전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은 0.26%에 불과했다. 지주사 편입 후에는 '신 회장→롯데지주→롯데케미칼'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롯데지주 지분 10.47%를 보유한 신 회장이 지주사를 통해 롯데케미칼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지주사 편입 전 롯데케미칼의 대주주였던 롯데물산 지분은 20%로, 호텔롯데는 0.72%로 각각 낮아졌다. 롯데지주 지분은 신 회장 외에도 △일본롯데홀딩스 2.22% △L제2투자회사 1.32% △호텔롯데 9.95%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0.7% △신격호 총괄 명예회장이 2.88%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지분 인수 타이밍이 절묘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지분을 주당 27만9645원으로 계산해 총 2조2274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지난 3월 2일 52주 최고가인 47만5000원을 기록한 후 두 달만인 5월 3일 40만원대가 무너졌다. 이후 이달 5일에는 25만3000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연중 최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하면서 신 회장은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저가에 사들일 수 있었던 셈이다. 

'캐시카우(수익원)' 롯데케미칼이 그룹을 이끌 차기 주력사로 떠오르면서 광고비를 크게 늘리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인수한 말레이시아 타이탄 공장을 배경으로 창립 이래 첫 TV 광고를 제작해 지난 7월부터 공개했다. 해당 사업은 신 회장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구속된 후 기업의 위상 등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우호적인 이미지 조성을 위해 광고비 지출을 늘렸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신 회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시작했던 지난해부터 구속됐던 올 초 사이 롯데케미칼의 광고비 지출은 대폭 늘어났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3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후, 8월 29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석방됐다. 롯데케미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광고비는 188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65억2000만원) 189% 늘었다. 접대비도 18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억9000만원에 비해 24%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조4534억원·영업이익은 1조3633억원을, 2017년의 경우 매출 7조8493억원·영업이익 1조44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18억1000만원), 2016년(20억4000만원) 광고비 지출 액수와 비교했을 때 크게 늘어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은 그동안 타사 대비 적은 광고비를 지출하는 등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면서 "실적이 좋으면 광고비도 늘겠지만 특히 올해 들어 지면 광고 등이 눈에 띄게 증가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LG화학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104억5000만원, 올해는 137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지난해에는 195억8000만원, 올해는 180억60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한화케미칼은 2017년 상반기에 비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자 광고비 지출을 줄였다. 

신 회장은 그동안 관련 현안을 직접 챙기며 석유화학사업에 공들여왔다. 지난 2016년 미국 화학기업 엑시올 인수를 검토했지만 검찰 수사로 무산됐고, 지난해에는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엑손모빌에 밀렸다. 

특히 자회사 LC타이탄의 인도네시아 나프타분해시설(NCC) 등 화학단지 건설은 글로벌 화약업체 도약을 위한 핵심 사업이었지만 신 회장 구속 후 전면 중지됐다. 공교롭게도 TV광고 배경과 겹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화학산업 리더역할을 대중에게 적극 알리기 위해서 올해 처음으로 TV광고를 실시했다"면서 "TV, 유튜브 광고 등을 늘렸기 때문에 전체적인 광고비 지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부터는 롯데케미칼의 두 번째 TV광고가 전파를 타고 있다. 이번 광고에는 올해 내 완공을 앞두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ECC)‧에틸렌글리콜(EG) 생산 공장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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