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 영업이익률 '역대 최대'…반도체 의존도 심화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률 '역대 최대'…반도체 의존도 심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 10개 중 2개는 '좀비기업'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율은 6년 만에 가장 높았고 부채비율은 하락하는 등 기업 성장성과 안정성도 개선됐다. 다만 10개 기업 중 2개는 영업활동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좀비기업'이 여전히 적지 않은 상태였다.

31일 한국은행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기업경영분석'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65만5525개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액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6.1%에 달했다. 1년전 5.4%보다 확대된 것으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여러 업종의 기업들 가운데 제조업에 속하는 반도체 업종이 '역대급' 실적을 이뤄낸 결과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전년(6.0%) 대비 상승한 7.6%, 비제조업은 전년과 동일한 4.9%로 각각 집계됐다. 반도체 가격이 뛰어오르면서 전체 수익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반도체 D램 가격은 평균 3.7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4% 급등했다. 이에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 부문 이익률은 13.1%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전기·전자를 제외하면 전체 산업의 영업이익률은 5.1%, 제조업은 5.5%로 쪼그라들었다. 1년전(6.0%) 수준보다 후퇴한 셈이다. 전기전자를 제외한 1년전 이익률은 6.1%로 지난해보다 높았다. 반도체 의존이 더 심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 매출은 호조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은 9.2%로 지난 2011년(12.2%)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제조업이 2016년 -0.6%에서 지난해 9.0%로 오르며 플러스 전환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계·전기·전자의 매출액증가율이 -0.3%에서 17.4%로 크게 오른 영향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가 오르며 석유·화학 매출액증가율도 -2.0%에서 14%로 급등했다. 

기업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부채비율도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114.1%로 1년전(121.2%)보다 하락했다. 제조업이 77.0%로 대부분 업종에서 전년(80.2%) 대비 하락하고, 비제조업(151.7%)도 1년전(165.2%)과 비교해 떨어졌다. 

전체 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442.1%에서 537.4%로 큰 폭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반면 금융비용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반면 이자보상비율이 100%가 되지 않는 한계기업도 전체의 20.3%에 달했다. 전년 대비 0.1%p 상승한 수치다. 이 중 이자보상비율이 0%가 되지 않아 적자를 보는 곳이 17%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벌지 못하는 좀비기업 비중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