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기아 타이거즈와 아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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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검은 바지에 붉은색 상의를 입은 해태 타이거즈는 천하무적이었다. 이른바 프로야구 태동기에 왕조를 완성한 해태 타이거즈는 그야말로 상대자가 없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호랑이가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구와 버스를 갈아타고 여의도까지 가서 어린이 회원에 가입하면서 단 한번도 타이거즈를 외면한 적이 없었다. 서울 태생이면서도 멋진 호랑이 모습에 반한 기자의 초등학교 시절 단상이다. 해태 타이거즈가 기아 타이거즈로 바뀐 다음에도 타이거즈 사랑은 변지 않았다.

그런데 요 며칠 기아 타이거즈 관련해 팬들의 성난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팀이 겨우겨우 5위로 와일드카드를 획득했지만 허무하게 졌다. 단장과 감독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던 중 최고참인 임창용에게 계약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한마디 거들고 싶지만 선수를 쓰고 안 쓰고는 전적으로 단장과 감독의 전권이니 참견하는 것도 오지랖이다.

그래도 이해 못할 것은 재계약 불가 방침을 굳혔으면서도 통보 하루 전에 임창용 선수의 1000경기 출장 기념품을 버젓이 팔았다는 것이다. 바로 다음 날이면 더 이상 타이거즈 선수가 아닌 것을 뻔히 알면서도 기념품 팔기에 열을 올렸다는 보도를 보며 팬으로서 분노를 금지 못하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현대·기아자동차의 이런 기만행위는 팬들로서는 분노의 대상이지만 정작 본인들은 별일 아닐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했던 아슬란의 판매가 극도로 저조했던 2016년 홍보실에 연락을 해 판매 부진의 원인이 무엇이며 이를 타개할 대책이 있는지 물어봤을 때 홍보 담당자는 조만간 업그레이드된 신차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정확히 언제쯤이냐고 되물었을 때 그것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 말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현대차의 이 말을 믿고 신차 출시에 대한 기사를 준비했지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출시 계획이 있다는 허술한 기사가 출고됐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현대차의 신차 소식을 기다렸지만 현대차는 신차가 출시가 아닌 단종 소식을 알렸다. 기자를 비롯해 신차를 기다리던 고객을 우롱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일언반구가 없었고 결국 기자는 오보를 내고 말았다.

두 개의 사례만을 들어 현대·기아차의 경영 철학을 예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팬과 고객을 경시한다는 예로 삼을 수는 있다. 기업은 제품으로 고객과 소통한다. 우수한 제품으로 고객을 사로잡는 것은 맞지만 그 안에 신뢰가 없다면 재구매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입으로만 고객만족을 외칠 것이 아니라 고객과 팬에게 진심을 다하는 현대·기아차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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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 2018-11-13 05:36:13
공감하는 글이다~기아타이거즈는 딱 동네야구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