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급락 여파…'바닥 뚫린' 코스피·'널뛰는' 환율
美 증시급락 여파…'바닥 뚫린' 코스피·'널뛰는' 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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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9개월 만에 2040선…코스닥, 장중 670선 후퇴 
환율, 위험기피 재부각에 장중 1140원대 터치
KEB하나은행 외환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KEB하나은행 외환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코스피는 또 다시 연중 최저점을 터치했고, 원·달러 환율은 연중 최고점에 근접했다.

25일 오전 9시3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44.84p(2.14%) 내린 2052.74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50.91p(2.43%) 내린 2046.67에 출발해 장중 2046.29까지 하락, 연저점을 경신한 뒤 하락폭을 일부 회복한 상태다. 지수가 장중 2050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월11일(2047.56)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특히 이날 장중 저점은 코스피 사상 최고점을 터치했던 올해 1월29일(2607.10)과 비교해 560.81p(21.51%)나 빠진 수준이다.

고점 대비 20%대 낙폭을 보이면서 사실상 '약세장'에 진입했다. 증권가에서는 통상 증시가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장', 20% 이상 내리면 '약세장'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핵심 기술주 주가가 큰 폭 하락한 데 따라 또 한 번 폭락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7년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24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08.01p(2.41%) 급락한 2만4583.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4.59p(3.09%) 급락한 2656.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9.14p(4.43%) 폭락한 7108.40에 장을 마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실적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한국 증시도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미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반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주체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245억원, 312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기관은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1565억원어치 순매수 중이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이며 총 1517억45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업종별로 대다수가 하락 중이다. 서비스업(-3.81%)을 비롯, 전기전자(-3.34%), 의약품(-2.52%), 증권(-2.51%), 제조업(-2.27%), 의료정밀(-2.20%), 종이목재(-2.02%), 섬유의복(-1.54%), 은행(-1.54%), 음식료업(-1.44%), 금융업(-1.46%), 유통업(-1.26%) 등 대부분 업종이 내리고 있다. 다만 통신업(0.69%)와 전기가스업(0.44%)는 소폭 상승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우위 국면이다. 대장주 삼성전자(-3.41%)가 엿새 연속 내림세고, SK하이닉스(-3.90%), 셀트리온(-2.22%), 삼성바이오로직스(-3.98%), 현대차(-1.28%), POSCO(-1.50%), KB금융(-2.69%) 등도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LG화학(0.45%)과 SK텔레콤(1.62%) 등은 오르고 있다.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768곳)이 상승 종목(84곳)을 압도하고 있고, 변동 없는 종목은 35곳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12.97p(1.85%) 내린 686.33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전날보다 20.81p(2.98%) 하락한 678.49에 출발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날 기록한 장중 저점 역시 연중 최고점(1월30일 932.01)과 비교해 26.78% 빠진 수준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38분 현재 전날 종가 대비 6.5원 오른 달러당 1138.8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일 세운 연고점(1144.7원)까지는 아니지만 연중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뉴욕증시 급락이 금융시장에서 위험 기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환율은 매수·매도 수급 싸움에 '롤러코스터'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위험자산 회피(리스크 오프)와 위험자산 선호(리스크 온)가 교차하며 1120원대와 1140원선을 넘나들고 있다. 코스피가 미 증시 훈풍에 1%대 상승했던 지난 17일 이후 시장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소위 '플레이어'들이 포지션을 잡지 못하고 있다. 

A은행 외환딜러는 "1130원대 후반으로 진입하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많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리스크 오프가 겹쳐 되레 상방 압력이 강해진다"며 "결국 시장 참가자들의 힘겨루기 싸움이 시장 방향을 결정하다보니 예측이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B은행 외환딜러는 "시장이 흔들리다 보니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세력들이 많아졌고 이 때문에 시장이 더 종횡무진 움직이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화 강세가 글로벌 흐름인 가운데 원화가 힘을 쓰지 못하면서 1130원대 초·중반에는 매수, 1130원 후반 1140원초반 대에는 매도 포지션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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