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수영 OCI 회장이 남긴 경영 유전자···기회·변화·도전
고(故) 이수영 OCI 회장이 남긴 경영 유전자···기회·변화·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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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주력 기업에서 글로벌 태양광 기업으로 탈바꿈
고(故) 이수영 OCI 회장.(사진=OCI)
고(故) 이수영 OCI 회장.(사진=OCI)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기업의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신사업 성공 방법은 뭐가 있을까. 지난해 별세한 고(故) 이수영 OCI 회장은 해답을 기회, 변화, 도전 세 단어에서 찾았다. 그는 이런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주력이던 OCI를 글로벌 태양광 모듈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제조 회사로 탈바꿈시킨 원동력으로 삼았다.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린 고 이회림 창업주의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 회장은 1970년 동양화학(OCI의 전신)에 전무로 입사해 저돌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으로 경영위기에 빠진 회사를 단시간에 정상화했다. 이후 1970년 사장, 1996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 회장은 유학시절 쌓은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파트너사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맺고 신사업 발굴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는 1974년 프랑스 롱프랑사와 합작으로 화이트 카본 사업을 하는 한불화학 설립, 1980년 미국 다이아몬드 샴록사와 탄산카리 사업을 하는 한국카리화학(현 유니드), 1991년 독일 데구사와 자동차 매연 저감 촉매를 생산하는 오덱 설립, 1991년 일본 스미토모 화학과 반도체 약품을 생산하는 동우반도체약품 설립 등 회사는 물론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의 핵심 원료를 공급하며 산업 성장에 이바지했다.

이 회장은 2006년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사업화를 결정하고 2008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 재생에너지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사업 시작 3년 만에 글로벌 톱3 생산업체로 도약했다.

이 회장은 2009년 사명을 '동양제철화학'에서 OCI(The Origin of Chemical Innovation)로 변경하고 '그린에너지와 화학산업의 세계적 리더 기업' 비전을 선포하며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2012년 400메가와트(MW) 규모의 미국 알라모 태양광 발전소 계약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현재 태양광 글로벌 기업 OCI의 초석을 다졌다.

재계는 이런 이 회장을 '겁 없는 경영자'로 평가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한 경영자로 기억한다.

이 회장은 생전 직원들에게 "남에게 피해를 줄 일, 욕먹을 일은 애초에 하지 말아라. 돈 버는 일은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는 말을 강조하며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창업정신을 기반으로 인재 육성에도 열과 성을 다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중요시하며 장학사업과 문화사업 등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섰다.

이 회장은 빙상스포츠의 불모지인 한국 빙상스포츠를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간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을 지내며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쇼트트랙을 집중 육성해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OCI 2대 회장인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21일 향년 7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60년 경기고 졸업, 1964년 연세대 행정학과 졸업, 1968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1970년 동양화학공업에 전무로 입사했다.

이 회장은 1996년 54세의 나이로 OCI그룹의 전신인 동양화학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OCI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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