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통난 가짜들의 '3가지 유형'?, '자숙-몰염치-뻔뻔'
들통난 가짜들의 '3가지 유형'?, '자숙-몰염치-뻔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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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 '가짜학위'가 우리사회에 만연한 고질병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이제 '또 다른 가짜의 출현'에 대한 관심은 점차 흐릿해지고, 그 대신 들통난 가짜들의 각기 다른 반응들이 더 큰 관심거리로 부각돼 가고 있다.

신정아씨로 부터 시작된 '짝퉁논란'의 대열에 선 인사들만해도 이미 열 손가락을 넘는다. 신정아, 김옥랑, 이창하, 정덕희, 윤석화, 정경수, 심형래, 강석, 지광(스님), 장미희,오미희 등등. (정도와 성격의 차이가 있어 일률적으로 거명하는 것 자체가 곤란한 면이 있지만)

이렇게 많은 '짝퉁'이 '진짜'행세를 했었다는 점도 놀랍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 들통나지 않은 '잠재적 짝퉁'은 또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면 더욱 씁쓸해진다.

그런데, '흥미로운'(?)점은 분위기가 '짝퉁'자체보다 짝퉁으로 판명된 인사들의 다양한 반응으로 관심이 옮겨 가고 있다는 것.
반성하는 '자숙형'이 있는가 하면, 짝퉁이 아니라고 강변하면서 아예 잠적해버리는 '몰염치형', 그리고, 한 술 더 떠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난리냐'는 식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뻔뻔형'등 그야말로 다양하다.

우선, '가짜소동'의 시발점이나 다름 없는 신정아씨는 자신의 가짜이력이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불구, 일부 언론을 통해 "나는 분명한 예일대 출신"이라고 강변하고는 아예 종적을 감춰 버렸다.

반면, 정덕희씨의 경우, 비교적 솔직한 대응태도로 일부로 부터 동정심마저 유발시킨 다소 특이한 케이스. "나는 가방끈이 짧다고 항상 말하고 다녔는데 믿어주지 않아서..."라며 몹시 괴로워 하는 모습이 자주 언론에 비쳐지기도 했다.
실제로, TV에 자주 출연한 그녀에 대해 가방끈이 짧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발견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가방끈이 짧다라는 말만으로 문제의 본질을 비껴갈 수는 없지만)

반면, 강석씨의 변명은 코미디언출신답게 '재치'(?)가 느껴진다.
강석씨는 18일 "과거 대학 축제에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농담 삼아 얘기를 한 것이 실제로 굳어졌다"고 해명했다.

지광스님의 태도는 훨씬 진지하다.
"나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며 서울대는 입학도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지광 스님은 1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수년 전부터 이 문제로 능원선원 안팎에서 협박까지 받았다"며 "더 일찍 용기 있게 나서서 밝히지 못한 점을 뼈저리게 참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일보 기자 채용공고를 보고 응시 기자가 됐고, 이후 능인선원의 문을 열었다. 이를 알게 된 신문사 후배 기자들이 찾아와 선배를 도와준다며 신문 기사로 소개를 했다"면서 "거기에 '서울대 공대 출신'이라고 나왔고, 그때부터 다들 그렇게 믿었다. 물론 나도 굳이 나서서 부인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도들을 만날 때마다 고백하고 참회하겠다. 학력 고백 때문에 해외에 나가거나 장기간 숨어 있을 생각은 없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심으로 참회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70년대 은막의 트로이카중 한 사람으로 대중의 사랑을 한 껏 받았던 여배우 장미희씨의 반응은 의외다. 일단, "학교 측에 확인하라"며 학력 위조 의혹에 대한 답을 회피했다.
이후 그녀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국대 불교학과에 학위를 받지않은 조건으로 '정원 외 입학' 개념으로 들어가 수업을 들었다"면서 "이 사회에서 학력 콤플렉스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학력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생각했다. 그만한 아량도 없나"고 반문해다고 한다.

그런데, 아량은 상대가 베푸는 것이지, 당사자가 요구할 사항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녀의 태도는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이 그렇다.
더구나, 그녀는 동국대를 졸업하고 명지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돼 있지만, 동국대 뿐만 아니라 서울 장충여고를 졸업했다는 학력도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그녀가 졸업했다는 미국 호손대는 미인가 대학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 매체는 "우아하고 고상한 여배우의 표상으로 자리잡았던 장미희씨의 학력위조는 그 어떤 사례보다 더욱 충격적으로 팬들에게 다가왔다"고 썼다.
그렇기에, 그녀의 이런 태도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충격'을 넘어 '실망'으로 바뀌는 듯한 양상이다. 누가봐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쯤 되면, '가짜'라는 사실 자체도 문제지만, '들통난 가짜'들의 '태도'가 가짜냐 아니냐 못지 않은 판단의 바로미터가 된 셈이다. 때문에, "가짜라고 다 같은 가짜냐?"라는 막말이 등장할까봐 은근히 걱정이 앞서는 것도 무리가 아닌듯 싶다.

"이번엔 또 어떤 짝퉁이 등장해 어떤 태도를 보일까"
세간의 관심은 이제 '짝퉁'보다 '짝퉁들통 그 이후의 태도'로 진화해 가고 있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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